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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비를 맞으며 웃는 지리산
  • 입상자명 : 백규리
  • 입상회차 : 11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지리산으로 체험학습을 떠나기로 한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개운하던 마음이 비 때문에 조금 축축해졌다. 그래도 마음을 달래며 버스에 올랐다.
중산리에 도착하니 국립공원 안내원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분, 잘 오셨어요. 비가 내리는 지리산은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천왕봉은 915m의 최고봉인데 안개에 가려 흐릿하게 보이지요? 그리고 반야봉, 노고단이 능선을 따라 쭉 이어집니다.”
선생님은 안개에 가려 자세히 보이지도 않는 지리산을 향해 소개 말씀을 해 주셨다.
“여러분, 백두대간이란 말 들어 보셨죠?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산맥을 말하는데, 많은 산악인들이 정말 하고 싶은 산행이지요. 하지만 아직 북한 쪽은 개방이 되지 않아서 보통 설악산까지만 하고 있답니다. 여러분이 자라 통일된 대한민국에서는 진짜로 백두대간을 종주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내 몸속에 ‘찌르르~~’ 산맥의 울림 같은 것이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지리산에서 시작된 산맥이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그 시작을 나는 저 지리산에서 하는 것이다. 지리산은 우리 산맥의 등줄기가 끝나는 지점이구나!’
비가 와서 야생화와 지리산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이 끝나고 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비디오로 지리산의 사계절과 지리산의 식물과 동물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다른 곳에는 살지 못하는 반달곰과 산양, 온갖 종류의 곤충과 식물이 지리산의 가족이다. 산은 식물과 동물이 더불어 함께 사는 거대한 집이다. 때로는 약육강식의 세상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욕심 내지 않고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는 진정한 평화의 세상이라고 한다.
우리는 자연보호 선서를 하고, 자연보호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도 했다. 산에 올라서 ‘야호’ 하고 떠들면 숲의 동물들이 놀라니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배웠다. 가지고 간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것은 원칙으로 알고, 나뭇잎 하나, 꽃 한 송이도 함부로 꺾거나 뽑으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자연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산이다. 한 번 파괴되면 다시 되살리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나무에서 만든 종이 한 장, 연필 한 자루도 아껴 쓰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선생님과 함께 지리산을 알아보는 시간은 나에게 참 유익했다. 먼저 비디오로 배우고 나서 직접 지리산 숲 체험을 하는 것이 좋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모든 해설이 끝나고 전시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식물과 동물들이 박제되어 있었지만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저 나비 한 마리는 얼마나 많은 꽃들의 수정을 도왔을까? 저 다람쥐 한 마리는 얼마나 많은 새끼를 낳았을까? 저 산수유나무는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어 동물들의 먹이로 주었을까?
나는 우리나라 국토의 자연 속에서, 많은 어른들의 보살핌과 보호 속에서, 이웃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살아가는 행복한 어린이라는 것을 알겠다. 저 산이, 저 나무와 숲이 나를 키우는 거름인 것이다.
산은 비를 맞으며 웃는 것 같았다. 많은 동물들이 물을 마시고, 식물들은 영양분을 듬뿍 빨아올리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산이 웃으면 동물들도 식물들도 행복하다. 비를 맞는 지리산을 보며, 내 마음에도 푸른 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산이 웃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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