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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수목원의 나무들
  • 입상자명 : 김동관
  • 입상회차 : 11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우와~ 이 정겨운 갯내음~”
“어머, 저 아기 섬이 베개 같애!”
“저기 다리가 보여요.”
소담수목원 가는 길에 우리 가족은 한껏 들떠 있었다. 한동안 아빠가 직장 때문에 멀리 떠나 계셔서 가족 여행을 하지 못했으니 오늘의 여행은 특별하다.
바다를 좋아하는 엄마의 들뜬 목소리와 아름다운 풍경에 반한 내 목소리까지 우리 가족의 화음은 잘 어울렸다. 아빠도 좋아하는 낚시를 할 수 있어서인지 기분이 완전히 업 되어 있었다.
동진교를 지나 바닷가를 따라 달렸다. 하얀 나무벽과 빨간 우체통, 그 앞에 소담수목원이란 작은 팻말이 보였다. 우리는 가파른 길을 조심조심 올라갔다. 가는 길에 나무들이 우거져서 우리는 마치 나무터널을 지나는 느낌을 받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리는 수목원마당에 서서 맨손체조를 했다. 너무나 상쾌했다. 맑은 공기와 푸른 바람이 우리들 콧속으로 무리지어 몰려왔다.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희 집사람과 딸들입니다.”
아빠와 수목원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 수목원은 아빠의 친구 형이 운영하시는데, 서울까지 그 인기가 뻗어 있다고 한다. 수목원 아저씨는 예전에 하늘을 날던 파일럿이었는데 고향의 산에 한 그루 두 그루 나무를 심었고, 수십 년을 가꾼 수목원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
우리는 수국, 능소화, 큰꽃으아리 등을 보고, 고사리와 미역취, 취나물이 자라 꽃을 피운 모습도 보았다.
차를 한 잔 마시고 천천히 수목원을 걸었다. 키 큰 나무들과 키 작은 나무들이 오순도순 조화를 이루어 살고 있었다. 특히 키 큰 나무에는 덩굴식물들이 완전히 터를 잡아서 나무와 사랑하는 사이처럼 보였다.
마삭줄과 담쟁이덩쿨, 인동초 같은 덩굴식물들은 얌치 없어 보이는 모습이지만 큰 나무들은 “괜찮아. 같이 살자.”라고 말하는 듯 그들을 돌봐주고 자리를 내준 모습이었다.
저렇게 서로 양보하고 도우면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우리 인간이 보고 배우라는 듯~~.
오솔길에는 바닷가에서 가지고 온 석화 껍질을 잘게 부수어 깔았다. 석화에는 석회질 성분이 풍부해 영양 흙이 된다.
수목원 아저씨는 ‘어떻게 하면 가장 자연 친화적인 곳으로 만들까’ 오래토록 고민하고 외국의 정원과 수목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와서 고향 땅에 멋진 수목원을 만들기 위해 50년 동안 고민했다고 하신다.
이제는 아들이 수목원에서 조경도 하고 카페 일도 거들어주니까 대를 이어 수목원을 가꾸겠다고 하신다.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몰렸지만 요즘에는 부모님의 가업을 잇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하시며 좋아하셨다.
“저 나무를 보아라. 가지치기를 하고 밑둥 근처의 잡초를 베어 낸 소나무는 올곧고 튼튼하게 잘도 자라지? 그런데 산에서 그냥 자라는 나무들은 뒤틀리기도 하고 기생식물의 침입을 받으며 힘겹게 자라고 있어. 네가 책을 열심히 읽고, 컴퓨터 게임을 절제하라는 것도 모두 이유가 있는 게야. 사회와 가족의 보살핌을 잘 받고 곧고 튼튼하게 잘 자라서 우리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는 게야.”
아저씨의 말씀을 들으니, 부모님의 잔소리와 꾸중이 모두 내게는 거름이며 햇살이란 것을 알겠다.
아빠는 올해엔 꼭 담배를 끊기로 맹세하고 엄마는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겠다는 고백을, 나는 올해에 책을 100권 읽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리 가족의 다짐과 약속이 별처럼 밤하늘로 올라갔다. 그 약속이 우리 집 창문에서 반짝반짝 날마다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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