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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우린 몇 백 년을 산답니다!
  • 입상자명 : 이가흔
  • 입상회차 : 11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나는 청계산에 사는 어린 소나무예요. 우리는 아주 옛날부터 이곳에서 마을을 이루며 살았어요.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께서도 함께 살고 있어요. 사람들은 백 년도 살지 못하지만, 우리는 몇 백 년을 산답니다. 그런 우리에게는 얼마 전부터 시련이 닥쳤어요. 바로 소나무재선충이란 병이 우리를 무지막지하게 공격하게 된 것이랍니다.
재선충은 아주 독하답니다. 또 무섭지요. 이 병에 걸린 소나무는 말라죽고 말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재선충을 예방하기 위해 병에 걸린 나무를 베어내고 밑둥을 잘라서 비닐을 씌워 주지요.
어느 날, 우리가 사는 청계산에도 재선충이 날아왔어요. 우리는 벌벌 떨었어요.
“얘야, 병이 와도 절대로 정신을 잃으면 안 된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듯이 젖 먹던 힘을 다해서 꿋꿋이 견뎌야 한다.”
할아버지 소나무는 날마다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예, 할아버지 말씀대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을게요.”
우리는 날마다 하늘의 해님과 별님께 기도를 드렸어요. 제발 재선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우리에게 소식을 전해주는 바람님께 다른 산의 재선충은 어떤지 물어보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사는 청계산에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재선충이 걸린 소나무가 있나 없나 살펴보려고요. 다행히 이곳까지는 오지는 않은 모양이었어요. 사람들은 안심하고 돌아갔어요. 그날, 청계산에 사는 모든 나무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어요.
“어떤 일이 닥쳐도 우리는 청계산을 지키는 푸르른 소나무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맑은 공기와 싱그러운 산소를 열심히 뿜어 주어야 합니다.”
“산짐승들과 산새들과 곤충들의 집이 되어 주고 쉼터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버섯과 약초와 산나물을 키워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청계산,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할아버지 소나무의 말씀을 들으며 우리는 밤을 새웠습니다. 어떤 나쁜 병이 우리를 괴롭혀도 꿋꿋하게 참고 이겨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할아버지 소나무처럼 큰 소나무로 자라나 세상을 지키는 큰 나무가 될 것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초록별 지구를 만들어 행복하게 사는 푸르른 소나무가 될 것입니다.
눈과 얼음이 녹는 봄에는 골짜기마다 졸졸졸 물줄기가 흐르게 하고, 여름에는 녹색의 나뭇잎을 자랑하며 사람들이 찾아와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시원하고 편안한 솔숲 그늘을 만들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어여쁜 단풍나무들과 함께 그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겨울에는 아름다운 설경을 세상에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어린 소나무인 저의 소원입니다. 오래토록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그 소원은 사람들이 산을 아끼고 숲을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산을 아끼고 숲을 아끼는 사람들이 되어 주시길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잊지 마세요. 여러분들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야만 저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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