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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늘푸른초등학교의 2030년
  • 입상자명 : 안휘서
  • 입상회차 : 11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2030년 6월(지금부터 20년 뒤)

내 나이 33살.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었던 교사가 되었다. 지금은 경력 10년이 다 되어가는 노련한 교사이며 청정에너지 전문 교사로 인정받아 지속적으로 연구와 체험을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곧 기다리던 방학이 시작된다. 초등학교는 7월부터 8월까지 60일간의 방학에 들어간다. 나는 우리 반 학생들의 계획표를 보고 눈짓으로 컴퓨터를 켠 뒤, 입력을 시작한다.(이 컴퓨터를 움직이는 모든 전력은 내 몸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전기로 확대 재생산을 일으킨다.)
이번 여름의 특별 프로젝트는 ‘숲에서 에너지 만들기’다. 우리 반 학생 15명이 모두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 제목 : 숲에서 만드는 에너지
- 참가자 : 늘푸른초등학교 6학년 싱싱반 15명
- 세부내용 : 숲의 나무 잎사귀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모아 전력 생산
- 시행 : 7월 1일부터 30일까지
요즘 초등학생은 예전(내가 초등학생이었던 20년 전) 학생들과 너무나도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 성적이 최고의 관심사였다. 그때는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몰려가 공부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방과 후 학교만 해도 20개 넘는 강좌가 학생들을 기다렸고, 그것으로 부족하여 영어, 과학, 바둑, 논술, 피아노, 미술, 플루트, 단과, 공부방까지 초등학생들은 공부와 성적이란 맷돌에 짓눌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살고 있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그렇게 공부하지 않는다. 국어와 수학, 사회와 과학, 영어와 외국어 등은 짬짬이 배우고 익히며 실생활에 필요한 위주의 지식만 익힐 뿐 오직 점수와 성적과 상급학교 진학만을 위한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인류에게는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의 가장 중심에 선 것은 석탄 연료의 고갈과 그로 인한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고난을 딛고 푸르고 맑은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전 인류가 마음과 뜻을 모아 전적으로 매진했기 때문이다.
각국의 나라들은 자신의 나라에 맞는 청정에너지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해양을 끼고 있는 나라들은 해양의 여러 자원에서 에너지를 찾았고 내륙의 나라들은 나름의 에너지를 찾아 나섰다. 사막의 열기를 모아 전력을 생산하고 해류의 흐름과 태풍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은 너무나 평범한 일이 되었다.
그런 범위를 벗어나 초등학생들은 숲의 나뭇잎에서, 개울의 조약돌에서 에너지를 찾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 사람들은 극히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살고 있다. 보통 1km 이내에는 걷는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아주 옛날부터 알려져 있었던 거다. 4km 이내의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한다. 도로 곳곳에는 공용 자전거가 즐비하다. 언제 어디서나 자전거를 사용하고 내리는 지점의 보관 장소에 보낸다. 그러면 다음 필요한 사람이 이용하거나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시에서 자전거를 공동 수거하여 지정된 장소에 도로 갖다 놓는다.
모든 거리에는 청정에너지로 운행되는 전동차가 천천히 달리고 있다. 소음도 공해도 없다. 운전수도 따로 없다. 모든 것은 컴퓨터에 의해 움직이고, 사람들은 질서를 완벽하게 지키고 있으므로 교통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예전의 백 분의 일 정도뿐이다.
사람들은 공해가 발생하는 일은 참여하지 않는다. 공해가 많이 생기던 공장은 자연스레 문을 닫았고 대체 물품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공해와 관계된 모든 일에 민감해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청정에너지 연구와 개발과 발전 쪽으로 이동하여 일한다. 모든 것은 에너지와 관계되어 있으므로 검소한 생활로 소박하게 살아가며 서로 나눠 가지고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가 되었다.
나는 교사가 된 것에 매우 만족한다. 우리 반 15명은 이번 방학의 특별 프로젝트인 ‘숲에서 에너지 만들기’에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행복하게 체험하면서 좋은 결과를 찾아낼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 일에 교사인 내가 제일 솔선수범하여 앞장설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우리 반 학생들에게 과거에 진 빚이 있으니까 더욱 그렇다.
20년 전에 나는 에어컨, 냉장고, 자동차 등등을 많이 이용하여 초록별 지구에 탄소를 엄청나게 투하한 전력이 있다. 우리 모두는 그 일을 두고두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탄소를 분해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일은 나의 영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반 15명은 나의 잘못을 따지기보단 예전의 삶을 그대로 인정해 준다. 함께 숲에서 푸른 에너지를 찾아내자고 힘을 준다. 나는 참 행복한 선생님이다. 나는 아름답고 푸른 늘푸른초등학교를 언제까지나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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