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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큰 숲이 주는 작은 나의 깨달음
  • 입상자명 : 박요한
  • 입상회차 : 11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5월 화창한 봄날 학교에서 3학년 학생 전체가 숲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서 금련산으로 갔다. 사실 나는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드물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현재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가 생각된다.
금련산으로 올라가는 것 자체도 힘들었다. 이제 계속 등산만 해야 된다니. 그냥 학교에서 수업이나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했다. 덥고 땀도 나고 친구들의 불평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하지만 산과 나무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우리의 생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긴 길을 지나며 자연 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출근하는 것 같이 보이는 곤충들과 우직하게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나무들, 밝고 화창한 얼굴을 내민 꽃들은 모두 조화되어 자연을 이루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런 자연에 나와 나의 친구들도 함께 동화되어 가고 있었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장난을 치며 올라가다가 차츰 말 수가 줄어들면서 조금씩 숲 속의 기운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 중에는 “야! 나무 냄새가 난다.”, “공기가 좋네?”, “이거 소나무 냄새 아닌가?” 하고 훅훅 냄새를 마시기도 하였다.
늘 투박하고 무뚝뚝한 선머슴아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친구들의 표정에서 웃음을 볼 수 있었고,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자연 그대로의 인간은 모습은 순수하기 그지없었다. 나 또한 잡념이 없어져갔다. 정말 우리들은 그렇게 순수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산속에서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껴서인지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우리는 나무껍질을 만져 보기도 하고 풀이나 나무 이름을 서로 물어보고 가르쳐 주기도 하면서 숲에 점점 다가갔다. 동기가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숲은 의외로 내게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가져다주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며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도 행복했었다니.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굉장히 행복했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자연 앞에서 나는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숲 속에 있는 흙을 밟으며 한순간 울컥하기도 했었다. 내가 늘 밟고 다니는 콘크리트 바닥과는 또 다른 스펀지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이 들었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감사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나무에 열린 열매, 잎, 바닥에 있는 흙, 아름다운 꽃 모두 감사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자연의 경관 앞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소박한 것을 제공하는 큰 자연은 너무도 큰 선물을 나에게 주는 것 같았다.
기계 만능주의에 물들어 있고 오만하고 이기적인 인간들도 쓰나미, 지진, 토네이도, 태풍 등에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맥없이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지 않았던가?
결국 우리도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숲에서 느끼는 감정은 마치 먼 길을 떠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의 편안함과 흡사했었다. 숲 체험은 내가 나의 인생을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많은 자연의 구성원 중 고작 일부인 ‘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대자연 속의 작은 나 자신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숲은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숲도, 인생도 결국 겸손함이라는 덕목을 깨닫게 해주지 않는가?. 숲처럼, 산처럼 우직하고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자 다짐했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산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아무런 대가 없이 주는 자연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리라 마음먹었다.
나의 목적은 숲 체험이라는 학교 행사의 일부였지만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의 고향을 깨달은 나에게 하늘은 활짝 웃는 듯했었다.
“요한아! 내게 오렴 언제나 꼬옥 안아줄게”라고 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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