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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나무는 기억할까?
  • 입상자명 : 임 승 아 대전 내동초교 4-8
  • 입상회차 : 5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아빠는 나무를 시간의 저금통이라고 한다. 세월의 길이만큼 나무가 자라니까 그렇게 생각한단다. 나는 거기에 보태서 엄마 아빠의 추억을 담고 싶다.

뉴스에서 보니까 묘지와 납골당을 대신해서 새로운 해결책으로 공원처럼 꾸밀 수 있는 수목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수목장은 나무 밑에 유골을 갈아서 담은 항아리를 묻는 것인데 우리 가족 모두 나무를 좋아하니까 다들 그렇게 하려고 나무 종류까지 정했다. 아빠는 아름다운 튤립 목, 엄마는 듬직한 느티나무, 나는 노란 병아리 같은 산수유를 심기로 말이다. 100년을 살기도 하니까 나무 밑에서 돌아가신 엄마 아빠가 나를 지켜볼 수도 있겠지 이렇게 말하니까 조금 슬프다. 그렇지만 무시무시한 공동묘지나 납골당의 차가운 돌 속에 갇혀 외롭게 누워 계시는 것보다 수목원 같은 수목장 공원에서 나무처럼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열매도 주면 오래오래 사람들 사이에 기억되겠지.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매일 엄마, 아빠나무를 보고 어루만지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얘기를 해줘야지.

“할머니, 할아버지는 많은 산을 다니며 전나무 숲의 향기, 숲의 소리 등 재미있는 나무이름을 가르쳐주셨지. 쥐똥나무, 박달나무, 화살나무, 이 중에서도 엄마는 쥐똥나무를 가장 재미있어 했단다.”

그 나무에는 어떤 이름을 달아야 할까? 무덤에는 묘비가 있던데….

엄마나무는 한 땀 한 땀 퀼트를 좋아했던 퀼트나무, 아빠나무는 뚝딱뚝딱 나무로 만들기를 좋아했던 목공예나무, 나는 죽기 전에 내 나무의 이름을 정해서 붙여야지.

“나무보다 아름다웠던 사람 시영, 우리 아이들이 웃겠다.”

이렇게 같이 자라고 살아가면서 죽어서도 우리 옆에 있으면 나무는 식구같을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서 숲속의 많은 이름을 가진 나무가 모이면 도란도란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 사람이 죽어서 나무의 거름이 되고, 그 나무는 큰 숲이 되니까. 그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를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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