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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나에게 있어 산이란
  • 입상자명 : 구 현 주 경기 평택 송탄제일고 1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내가 아빠와 멀어지기 시작한건 중학교에 들어와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아빠와 멀어지고 자연스레 서로 필요한 말만 하는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쌀쌀할 즈음 아빠는 나에게 산을 가자고 했다. 가뜩이나 어색한 사이에 단둘이 산을 갈 생각을 하니 저절로 미간을 좁혀지면서 거부를 했다. 하지만 엄마는 오랜만에 아빠와 산을 다녀오라고 재촉하였다. 그리고 주말에 아빠와 단둘이 치악산을 가게 되었다. 아침밥을 먹고 바로 출발해서인지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다. 그렇게 우린 아무 말 않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입구에서부터 얼음이 녹아 있지 않고 길이 꽤 험해 벌써부터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숨이 차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아직은 쌀쌀하다고 아빠가 입으라고 준 외투를 신경질적으로 벗어 허리에 질끈 묶고 목이 타 가방에서 물을 꺼내 마시려는 찰나 아빠가 처음으로 내게 “좀만 더 가면 계곡이니까 참아.”라고 했다. 그렇지만 난 목이 말랐고 계곡은 걸어도, 걸어도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게 계곡에 도착했고 물을 허겁지겁 마셨다. 진짜 세상에 태어나서 물맛이 꿀맛이라는 느낌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느꼈던 거 같았다. 물이 너무 시원해서 식도까지 얼 거 같은 느낌이었다. 목을 축이고 숨을 돌리자 계곡엔 사람들이 좀 있었고, 우릴 보곤 부녀끼리 사이가 좋아 보인다고 하였다. 왠지 모를 쑥스러움이 밀려와 아빠에게 빨리 산을 올라가자고 재촉하였다. 그렇게 산은 길이 더 험해지고 계단이 쭉 위로 올라서 있었고 그 끝은 쉽사리 보이지 않았다. 올라가면서 점점 추워지고 힘에 벅차기 시작했다. 난 그렇게 한 발, 한 발 줄을 잡고 계단을 오르며 산을 올랐다. 진짜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은 맘도 있었지만 아빠는 끝까지 내 뒤에서 내가 뒤처지면 날 밀어주면서 내가 뒤처지면 내 손을 잡아 이끌어 주시고, 힘들다고 짜증을 내도 묵묵히 받아주셨지 짜증을 내지 않으셨다. 그렇게 산을 오르면서 난 많은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이렇게 아빠와 어색해질 정도로 멀어졌다는 게 실감이 났고, 그동안 내가 아빠께 너무 신경을 못 쓰고 짜증만 냈던 생각까지 나면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지만 꾹 참았다. 그렇게 우린 힘들게 우린 산의 중턱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산 위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고 보호장구 없이는 더 이상 산을 오르는 것이 위험했다. 비록 정상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중턱에서 무심코 내려다본 치악산의 아래 풍경은 꽤 시원했던 거 같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 춥기도 했지만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따사로운 오후의 햇빛 때문에 그렇게 춥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아직 나무가 풍성하지는 않고 꽃도 고개를 내밀기 전이었지만, 이제 봄을 준비하는 산의 모습에서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는 마음에 걱정도 많았고, 친했던 친구들과 헤어져 새로 시작해야 하는 두려움에 한구석이 불안했었던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걱정을 덜어줬다. 난 산 정상까지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아빠는 안 된다고 다음에 눈이 녹고 산이 아름다워지면 다시 오자고 하셨다. 그렇게 아빠와 난 다시 산을 내려갔다. 산을 내려가면서 약간의 여유가 생기자 산을 올라올 때처럼 어색하지 않았고, 꽤 많은 얘기를 했었다. 이번 가을에 아빠와 함께 다시 산을 가기로 약속했다. 산이 험해 아빠는 단단히 준비하라고 하면서 웃으셨다. 산을 다녀온 뒤로도 아직까지는 서로에게 완전히 어색한 것이 풀리진 않았지만 산을 오르면서 힘들었을 때도 아빠는 날 먼저 챙겼고, 내 안전을 중요시하셨다. 그 뒤로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산을 오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이제 나에게 산은 오르기 힘든 짜증나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어느 때나 산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반성할 시간을 주며, 아빠와의 즐거운 대화의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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