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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초록 하나, 사랑 하나, 초록 둘, 사랑 둘
  • 입상자명 : 권 정 자
  • 입상회차 : 6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이 숲에 나무 하나 심어 본적 없는 나에게
사람의 음성이 아닌 그 어떤 소리가 자꾸만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혹, 내 이름을 부른 것일까
가슴으로 대답하며 발을 멈추자
쏴아~쏴아아~
초록 바람에 청아하게 울리는
나뭇잎 빗소리, 빗소리….

지난겨울 혹한에도 무사 했구나
시뻘건 심장 이글대는 이 여름 햇살,
빗살의 폭포에도 끄덕없이 버티고 선 나무, 나무들이여 장하다.
한층 굵어진 팔뚝엔 위로 뻗은 손들,
나비 날개처럼 나풀대는 잎새에
하늘은 메지메지 조각나고
파도의 비늘처럼 반짝이며 반짝이며
일렁이는 푸른 꿈이여,
아늑하고 달고 깊은 이 향기,
네 몸 내음에 나는 도취된다.
활엽수 침엽수 모두모두
이 산이 보듬어 젖 물려 키웠구나
은성한 숲이 되어 생의 찬가 부르네
어느 화가의 그림이 이토록 싱그러우랴

나무 한 그루 심어보지 못한
나에게도 마음 열어
풋풋한 초록으로 눈을 씻어주고
머리를 맑게 해 영혼이 편안해지는
이 열락!
아, 난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데
왜 이리 가슴이 벅차오를까

첫 새벽 기도하듯 경건한 마음으로
시원의 숨결같은 숲의 고요속에
언제까지고 안겨있고 싶어라
초록이 충만한 생명의 정령,
조건없이 베푸는 네 사랑을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 마시며….

이 다음 또 산에 올라 숲에 들면
내가 먼저 너희들 이름 불러주마
초록 하나, 사랑 하나,
초록 둘, 사랑 둘,
초록 셋, 사랑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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