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 프린트하기
은상 소백산에서
  • 입상자명 : 김 미 숙
  • 입상회차 : 6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가을바람이 코끝에서 살랑대며
떠나라 떠나라 한다
들뜬 마음 구름위에 얹고
아이들과 소백산의 가을 속으로 떠난다

굽이굽이 죽령을 넘어 다다른 소백산
단풍은 민가로 내려오고 단풍든 사람들 산을 오른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권하는 산
눈으로 마시고 코로 음미하며 귀로 듣는 산은 달디달다
새끼다람쥐가 아이들을 환영한다며 꼬리를 치켜세우고
꽃 향유, 투구 꽃, 까실 쑥부쟁이가 보랏빛으로 웃고 있다

희방계곡에게 출입허가를 받고 다다른 깔딱재
인생의 첫 모험처럼 버티고 서 있어도 즐겁기만 한 아이들
‘그래 그렇게 겁없이 달려 들 줄도 알틴峠立?굴참나무가 한마디 한다
가쁜 숨 깔딱깔닥 몰아쉬며 오르는 돌계단
‘사는 일도 이와 같아 단계를 밟아야한다’고 신갈나무도 거든다
‘게 서시오, 서어나무 쉴 줄도 알아야한다’며 쉼표를 찍고 가라한다
고된 여정 끝에 도착한 연화봉, 그 품이 넓다
저 멀리 산 아래 펼쳐진 삶들이 꿈만 같은데
탁 트인 시야는 능선을 하나씩 끌어 올리고
화폭이 웅장한 수묵화가 펼쳐진다
그 큰 붓을 휘둘러 철마다 다른 그림 걸어놓고
초대하는 신에게 무한한 경이를 표 한다

건너야할 능선 하나를 넘은 듯 훌쩍 커버린 아이들
밤낮의 기온차가 클수록 단풍이 아름답듯
구불구불 험하게 올라와 성취감이 더 큰 정상임을 알기에
시련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는 아이들이 되게 해달라고,
가끔은 산에 올라 인생을 관조할 줄 아는
철학자의 눈을 가진 아이들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산을 내려 온다

만족도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조사선택

COPYRIGHTⒸ 산림청 SINCE1967.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