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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바다를 품은 산
  • 입상자명 : 문 순 희
  • 입상회차 : 6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뜨거운 햇살이 정수리로 내리꽂히는 여름 날
파도소리를 가지마다 걸고 바다를 품은 산에 올랐다
혈관처럼 뻗어있는 숲길을 걷다보면
솔잎향기, 새들의 날개 짓, 알싸한 바다 냄새가 모공을 파고든다
이럴 땐 반쯤 눈을 감고 바람결에 몸을 맡기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산에 오르면 없던 힘도 절로 생겨나니
내게 산사람의 피라도 흐르는 걸까
구릉 같은 산자락은 서서히 키를 높여 산마루에 오르고
숲길은 옹이진 소나무와 갈참나무 깊어진다
길옆으로 잔잔히 흐르는 계곡물도 깊어지고
새소리가 나뭇가지를 흔들면 또 하나의 숲으로 살아 움직인다
바람결에 눈을 씻고 마음도 씻을 쯤
산은 허리춤에 숨겨 놓았던 바다를 꺼내 보인다
산과 바다의 경계에 선 나
눈앞에 극락을 두고도 오욕의 허방다리만 걸어온
내 가난한 삶이 파도에 씻기는 듯 했다
산은 잔잔함의 평화로움도 폭풍우의 성냄도 모두 감싸 안은 적멸보궁
까막딱따구리가 소나무 품에 안겨 무정설법(無情說法)을 읊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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