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 프린트하기
입선 팔공산에서
  • 입상자명 : 윤 점 도
  • 입상회차 : 7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탑골 깔딱재 넘어가면 새소리
계곡을 흔들어 헹구는 투명한 물소리 마중 나온다
그 소리에 땀을 씻으며 마음 씻으며
오소리가 지나간 길 따라가다 보면
골골이 스며 있는 역사만큼이나 깊은 소나무숲이다

하늘로 하늘로 뻗어 오른 아름드리 한 그루
두 팔 벌려 안아 보니
넘치는 생명력! 맑고 향기롭다
우렁우렁 나무의 폐부를 흘러나오는 기운
내 몸 구석구석 세포들 눈 뜬다

염불암 지나 동봉 올라가는
들숨날숨 가파른 사람들
지고 온 저마다의 무게 등성이에 부려놓고
아스라이 내려다본다, 두고 온 시간들을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굴 껍질 같은 세계를
탁 트인 시야로 굽어보고 있다

비로봉에서 동봉 서봉 좌우로
줄달음쳐 내린 굽이굽이 저 능선
힘껏 날개 펼쳐드는 봉황의 형상이라
한 번 날면 구만리를 간다는 전설의 그 새처럼
폐활량 큰 팔공이 지척에 있어
대구는 사시사철 숨 가쁘지 않았을 것이다

가쁜 숨 풀어 놓는 내 작은 허파에도 이윽고
푸른 숲 하나, 일렁인다.

만족도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조사선택

COPYRIGHTⒸ 산림청 SINCE1967.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