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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가을나무
  • 입상자명 : 김 계 숙
  • 입상회차 : 7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나무는 애초부터 물동이였다 눈물샘이었다

나무들 죄다 제 몸의 수분을 모조리 빼내고 있다
곧 지상에 뛰어내릴 나뭇잎 아프지 않도록
살면서 거쳐 온 봄과 여름을,
복수 차오른 슬픔과 아픔까지도 길을 내어 흘려보내고 있다
철새들의 이주로 밤새 수런거린 새벽녘,
한숨도 자지 못한 눈으로 숲을 바라보면
가을숲은 물안개 자욱한 유리성이 되어 있다

가을 내내 지난날의 이력을 빨래 말리듯
시난고난 습기 찬 시름 한 자락 꼬덕꼬덕 말려버린 나무들,
그 눈물 흘린 흔적 감추기 위해 안개집을 지은 것이리라
안개의 길을 따라 나선 햇살이 제 붉은 볼을 살짝
잎사귀에 그려 놓았던 것이리라
그리하여 햇살의 볼이 뽈고족족 가장 붉은 열꽃으로 필라치면,
그때서야 제 하늘을 제 살을 고요히 땅 위에 내려놓는 것이다
가을나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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