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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아빠라는 나의 산
  • 입상자명 : 김성민
  • 입상회차 : 15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새 학기가 시작되어 분주하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아빠가 함께 그 동안 내가 간절히 갖고 싶었던 운동화를 사러 갔다. 아빠는 운동화를 사주시면서
“이 운동화 사주는 대신 아빠랑 산에 같이 가자.”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알겠다고 아빠와 약속을 했다. 그 후 나는 6월 달에 1차 지필고사가 끝난 후 아빠와 산에 가게 되었다. 산에 가기 전 날 몸이 아팠지만 약을 먹고 난 후 다행이도 괜찮아졌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시계는 5시를 가리켰고 밖은 아직도 해가 들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아빠와 함께 씻고 배낭을 메고 나갔다. 우리의 산행은 아빠가 다니시는 산학회에서 같이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산까지 태워다 줄 버스를 타고 춘천 오봉산으로 향했다. 평소에도 나와 아빠는 친구 같은 친근한 사이여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버스에서 시간을 보냈다.

우리의 얘기가 끝날 무렵 쯤 어느덧 오봉산에 도착했다. 나는 핸드폰을 끄고 오로지 산행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 이 산은 처음부터 경사가 져서 산행 경험이 없는 나에게는 살짝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산을 오르면서 맑은 공기도 마실 수 있었고 아무 생각 없이 산을 오를 수 있어서 좋았다. 평소에는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집에서도 숙제, 시험 성적, 친구 관계, 미래 등 생각 할 것도 많았고 그러면서 많이 예민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엄마와도 많이 싸우고 어쩔 때는 세상을 살기 싫다는 생각도 하였다. 모두가 나한테 잔소리와 꾸중을 할 때도 아빠는 나에게 위로해 주고 또 나의 이야기를 들어 주셨다. 그런 일이 있어서인지 아빠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와 아빠는 계속 산을 올라갔고 같이 사진도 찍으면서 재미있게 등산했다. 산에 오르던 도중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빠는 오늘 너무 행복해. 우리 아들이랑 같이 등산해서.”
순간적으로 아빠의 그 말이 나의 마음을 찍어 내렸다. 평소에 우리를 위해 열심히 돈을 버시는 아빠가 나와 산에 가는 것을 오래 전부터 원했지만 나는 친구들과 놀아야 한다고 매번 거절했다. 그래서인지 아빠의 그 말씀이 나를 더욱 가슴 아프고 미안하게 했다.

오봉산은 화창했고 푸른 나무들이 많이 있었다. 귀여운 다람쥐들도 보였다. 계곡에는 산을 타고 내려오는 맑은 물들도 있어서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산행을 계속하다가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고 그 근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밥도 먹었다. 밥을 먹다가 나는 문득 아빠의 뒷모습을 보았다. 아빠도 많이 늙으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보다 머리도 빠지시고 1년에 한 번 걸릴까 말까 한 감기도 걸리시고 무엇보다 체력이 약해지셨다. 언제나 나에겐 세상 그 무엇보다 강할 것 같았던 우리 아빠의 약해진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누구한테 맞은 듯 아팠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아빠에게 잘 해 드리고 지켜주어야겠다는 책임감 또한 들게 했다. 아마 이번 산행이 아니었더라면 사춘기도 길어졌을 것이고 부모님 속을 더 긁었을 것이다.

점심을 다 먹고 이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것도 올라오는 것 만큼 꽤 힘들었다. 우리는 산에서 내려온 후 산 아래에 있는 절에 가 보았다. 절 안에 들어서자 나는 바람과 함께 들려오는 풍경 소리에 이끌려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서 나는 부처님께 올 해의 소원도 빌고 가만히 앉아 풍경 소리와 함께 내 마음 속 힐링도 즐겼다. 그 후 나와 아빠는 계곡에서 하루 동안 피로했을 발을 담그고 소양강 댐 안에 있는 저수지에서 배를 타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와 아빠는 하루 종일 움직였더니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 산을 갔다 오고 나니 복잡했던 나의 머리 속은 맑아졌고 몸과 마음도 성숙해진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나에게 웃음을 주고 위로해 주신 아빠에 대한 고마움도 늘어났다. 앞으로는 아빠에게 웃음을 주고 힘들 때는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아들이 아빠를 대신해 우리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아들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아빠는 항상 나에게 산이었다. 헤아릴 수 없는 깊이를 지닌 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산. 모든 것을 다 내어 주어서 우리 가족에게 풍요로움을 주는 산. 그리고 사춘기 아들의 마음까지도 치료해주는 넉넉한 산이었다. 이제 나 또한 산 같은 우리 아빠를 닮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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