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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아름다운 자연으로 가득한 고향이 되기를!
  • 입상자명 : 노금구
  • 입상회차 : 15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2010년 11월 23일에 일어난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은 이미 많은 매체들을 통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알려졌다. 각종 매체들이 앞다투어 인명 피해와 건물 파괴 등 자극적인 기사들을 내보내는 동안 폭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은 홀로 죽어가고 있었다. 북한은 마구 폭탄을 날려 보냈고 그 폭탄들은 연평도의 울창한 소나무 숲을 불과 하루 만에 빼앗아 버렸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식목일 때마다 심었던 소나무들은 3~4m를 넘는 키로 산마다 우뚝 서서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자랑하였었다. 그래서 산 속에 들어가면 맑고 싱그러운 내음이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는 듯한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소나무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쏴아’하는 소리는 마치 파도 소리만큼이나 크고 힘차게 느껴져 나는 소나무 숲을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이제 북한이 쏜 포탄을 맞은 자리는 불에 타서 이미 죽은 소나무들과 타다 남은 소나무들이 제자리에 서서 지금도 그대로 죽어가고 있다. 이것을 볼 때마다 나는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마치 불에 그을린 종아리로 서 있는 사람 같은 모습 때문에 더욱 끔찍했고 치료할 수 없는 상태이기에 가슴이 저려왔다. 포격 후 한동안은 불에 그을려 밑둥이 까만 소나무들을 봐야만 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내가 식목일마다 심은 소나무들인데’하시면서 앓는 사람인 것 마냥 서 있는 소나무들을 안타깝게 바라보시곤 했다. 그리고 폭탄이 터지면서 나온 파편과 연기로 인해 소나무뿐만이 아니라 각종 나무들과 산나물 그리고 야생화들이 죽어버렸고 생각보다 많은 면적이 벌거숭이가 되어버렸다. 연평도는 섬의 지형이 대체로 평탄하고 들판처럼 길게 뻗어있어서 산도 대부분 높지 않은데, 그동안 키 큰 나무들 덕분에 산이 높아보였다는 것을 나는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배를 타고 연평에 올 때마다 부두에 도착하면 예전과는 달리 산들이 마치 언덕처럼 낮아졌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벌거벗은 민둥산은 한참동안 흉한 모습으로 마을 뒤편에서 말없이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며 감싸고 있는 듯하였다.
포격 사건 이후 타다 남은 나무들은 베어버리고 타버린 나무들은 한쪽으로 긁어모아 정리한 후 새로운 나무들을 심기 시작했다. 나는 흙에다 나무를 심으면 무조건 잘 자라는 줄 알았다. 그러나 새로 심은 나무들 중에는 적응이 안 되는지 자꾸 시들해지다가 죽는 나무들이 많아 새로운 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했는데 그 작업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 가족은 새로 심은 아기나무들이 자리를 잡을 즈음 자주 산에 가서 산책을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러나 피격으로 나무들이 많이 타죽은 탓에 운치있는 분위기가 나지 않았고 산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허허벌판에서 걷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울창한 나무들의 특징인 상쾌함이 느껴지지 않아 산에 가도 공기가 아주 맑다는 느낌이 예전처럼 들지 않았다.
실질적으로도 나무가 없으면 발생되는 문제가 많다. 일단 나무가 없기 때문에 산소량은 적어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져 산이 주는 쾌적함을 잃게 된다. 또한 나무는 흙을 잡아주고 흙 속의 물을 빨리 흡수하기 때문에 여름 장마철에 매우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흙을 붙들어줄 나무가 적으면 산이 무너져 산사태가 나기 쉽다. 또 나무들이 없으면 빗물들을 흡수할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곳곳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결국 홍수로 번져나가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보게 된다. 여러 자연재해는 나무들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무들을 보호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이렇게 나무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생명체이다. 그러나 한번 훼손이 되면 복구되기가 어려운 것이 나무이다. 아무리 나무를 많이 심는다 해도 다 자라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자연 보호는 그저 자연만을 위해서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산에서 계절마다 각종 산나물을 얻고 이름 모를 야생화와 열매들을 보며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며 각종 자원들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연을 아끼고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가 우리 인간에게 있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연평도는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소중한 자연을 잃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느끼고 깨달은 것들이 많았고 예전보다 많이 변했다. 함부로 나뭇가지를 꺾어 마구 부러뜨리는 일, 나무를 베어가는 일, 쓰레기를 버리고 방치하는 일, 식물들을 짓밟아버리는 일들을 다시는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새로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 울창한 숲이 되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아끼고 보호하면서 오래도록 기다리는 일이 우리 주민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인 것이다. 지금은 지명이‘연평면’이지만 예전에는 ‘송림면’이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산이 소나무로 온통 덮여 있었다고 하는데 다시 예전의‘송림’의 명성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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