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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엄마와의 숲속 데이트
  • 입상자명 : 박가빈
  • 입상회차 : 13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엄마가 나를 깨우셨다. 다른 식구들이 깰까 봐 그런지 소곤소곤 말씀하셨다. 조용조용 집을 나왔다. 아침밥도 안 먹고 어디를 가나 했다.

엄마 손을 잡고 우리 집이랑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숲에 가는 거였다. 우리 가족 다 같이 봄에 등산을 한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와 나 단둘이다. 내가 일어나자마자 나와서 그런가? 이게 꿈인가 했다.

나는 4남매의 둘째다. 엄마가 나를 지금보다 더 많이 쳐다봐 주시기를 바라지만 우리 엄마는 매일 바쁘시다. 그리고 아가 동생도 돌봐 주셔야 한다. 이렇게 엄마와 단둘이 손을 잡고 숲 속에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어제 아가 동생의 저지레 때문에 엄마에게 혼났다.

내 잘못도 아니라서 너무 화가 났다. 울다가 나도 모르게 자고 있는데 아침에 엄마가 나만 깨워 산에 데려오신 거다. 엄마와 단둘이 숲으로 데이트를 오다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집에 가면 언니와 동생에게 꼭 자랑해야지 생각했다. 엄마는 산에 올라가면서 ‘어제는 엄마가 미안했어.’라고 하시더니 나를 꼭 끌어안아 주셨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정말 괜찮았다.

엄마하고 같이 걷고 있는데도 엄마 한 번 쳐다보고, 엄마 손을 꽉 잡았다. 엄마는 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여기 좀 봐 봐. 단풍이 들려나 봐.” 나뭇잎도 예쁘고 나뭇잎을 쳐다보는 엄마 얼굴도 예뻤다. 엄마는 예쁜 숲 속 풍경들을 나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 나를 아침 일찍 깨워 데려 오셨다고 하셨다.

사진도 찍고, 예쁜 숲 속 풍경들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많이 담아 보자 하셨다. 그러면 나중에 사진을 볼 때 지금의 모습이 더 생생히 기억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년 이때에 다시 여기로 데이트를 오자고 말씀하셨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엄마와 나는 이야기를 나누웠다. 짝이 바뀐 얘기, 급식으로 뭐가 나왔는지, 가을 소풍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평상시에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들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엄마는 바쁘시다. 저녁시간이 되면 더 바빠지신다. 밥도 차려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시고……. 그래서 저녁을 준비하시는 엄마 옆에서라도, 밥을 먹을 때라도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엄마와 나 단둘이 얘기를 나누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집에서 먹는 밥보다 소풍 나와서 먹는 도시락이 더 맛있는 것처럼 얘기도 집에서 하는 것보다 숲 속에서 하니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나는 오늘 내가 본 예쁜 숲 속 모습들을 계속해서 기억할 것 같다.

나는 아침밥도 안 먹었는데도 배가 부른 기분이었다. 엄마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가, 숲 속 모습을 많이 담아서 그런가? 오늘은 아주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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