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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세상에서 제일 멋진 놀이터
  • 입상자명 : 이혜석
  • 입상회차 : 13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우리 가족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나곤 한다. 가까운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놀이공원에서 스릴 넘치는 바이킹을 타기도 하고 월미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기도 한다. 휴일이 길 때에는 멀리 강원도를 여행하고 멋진 펜션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한다. 이렇게 주말이 되면 자주 여행도 가고 체험활동도 해 보았지만 그 유명한 남이섬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다. 아빠, 엄마도 40년을 살면서 남이섬에 한 번도 가보신 적이 없다고 하시면서 이번에는 남이섬에 한 번 가 보자고 하셨다.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들어가는데 사진 몇 번 찍고 강에서 수상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다 보니 금방 섬에 도착했다. 나와 동생은 홈페이지를 보고 미리 점찍어 둔 하늘자전거와 전기자전거, 바이크를 탈 생각에 신이 났는데 가 보니 운행 시간이 끝나버리고 말았다.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달릴 생각이었는데 맥이 풀렸다. 엄마, 아빠는 전기자전거는 다음에 타기로 하고 처음 와 본 남이섬이니까 천천히 둘러보자고 하셨다. 실망한 동생과 나는 투덜대며 괜히 돌멩이를 걷어차면서 걸었다. 한참 걷다 보니 TV CF에서 본 것 같은 멋진 가로수 길이 나왔다. 전봇대보다 더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는 길이었다. 길 양옆으로 나무들이 서 있는 모습이 꼭 우리 가족을 환영해 주는 것 같았다. 엄마께서 여기가 바로 ‘메타세쿼이아길’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이었는데도 나무 사이로 걸어가니 참 시원했다. 하늘을 보니 나무들에 가려져서 하늘이 잘 보이지 않았다. 조각조각 보이는 하늘이 초록색 옷에 새겨진 하늘색 무늬 같았다. 남이섬에는 메타세쿼이아길 말고도 은행나무길, 벗길, 잣나무길, 자작나무길 등 산책로가 많았다. 나무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걷고 있는데 동생이 “와, 다람쥐다!” 하고 소리치며 아주 커다란 나무 옆으로 뛰어갔다. 그 나무는 정말 크고 굵었다. 내가 양손으로 안아도 두 팔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동생 말대로 나무 위에는 다람쥐가 있었다. 동물원에서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준 집에서 사는 다람쥐를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그냥 숲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는 다람쥐는 처음 본 것이라서 정말 신기하고 흥분됐다. 다람쥐를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자연에서 사는 다람쥐를 만났다는 게 정말 신났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신이 나서 걷는데 조금 더 걸어가니 이번에는 풀 속에서 토끼가 풀을 먹고 있었다. 털이 하얀 토끼도 있었고 검은색 털과 흰색 털이 섞여 있는 토끼도 있었다. 토끼들은 입과 코를 실룩거리면서 풀을 정말 맛있게도 먹었다. 동생이 입과 코를 실룩거리는 토끼를 흉내 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웃겨서 엄마, 아빠, 나 모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남이섬에는 나무도 많고 여러 가지 풀과 꽃도 참 많았다. 우리 학교에서는 1년에 두 번 식물 이름 알기 대회를 여는데 그때 문제로 나왔던 식물과 비슷한 것들이 많은 것 같았다. 그때는 사진으로만 보고 공부했는데 남이섬에서 풀과 나무와 꽃들을 실제로 보면서 공부했으면 더 이해도 잘 되고 기억에 많이 남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이섬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전기자전거를 못 타서 신나게 못 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동물도 많고 식물도 많아서 구경하고 살펴보느라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자전거를 탔으면 시간도 제한되어 있었을 것이고 돈도 들었을 텐데 그냥 자연 있는 그대로를 즐기니 시간 제한도 없고 돈도 들지 않고 여유롭게 동생과 놀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엄마는 이렇게 숲 속에도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고 하시면서 집에 있었으면 TV를 보거나 게임기를 붙잡고 있었을 텐데 숲 속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실컷 뛰어 노는 우리를 보니 좋다고 말씀하셨다. 남이섬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숲을 외국인들이 관광하고 있다니 괜히 내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 같았다. 멋지게 꾸며진 집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구경시켜 주는 기분이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주는 것 같다. 특히 숲은 우리에게 열매를 주고 그늘을 주고 맑은 공기도 주고 나무도 준다. 그렇게 많은 것을 주면서 돈은 하나도 받지 않는다. 1시간을 놀아도 2시간을 놀아도 10시간을 놀아도 이용 요금을 하나도 받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 공짜가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숲은 이렇게 이용 요금을 단돈 10원도 받지 않고 우리를 받아 준다. 그런 고마운 숲을 아끼고 사랑하고 보호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남이섬은 아직까지는 깨끗했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함부로 버리는 사람도 없었고 꽃을 함부로 꺾는 사람도 못 봤다.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도 지금처럼 깨끗한 숲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겠다. 그래서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자식들, 또 우리 자식들의 자식들도 이 멋진 숲 속 놀이터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같이 뛰어 놀았으면 좋겠다. ‘숲아, 멋진 놀이터를 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도 너를 아끼고 보호할게.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어 줄 거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그럼, 그럼.’ 하고 대답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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