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둥치에서 뻗은 가지는
나무의 목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다려
목을 길게 빼는 것처럼
나무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가지를 자꾸 뻗는 것이다.
나무의 기다림은
하늘을 떠다니는 해와 구름
세상소식을 전하는 바람과 빗방울
둥지에 집 지은 새들
몇 년 동안 땅 속에 묻혀 사는 매미의 고치
그리고 작은 곤충들이다.
나무의 기다림이 깊어질수록
가지는 점점 길어지고
나뭇잎은 함께 무성하다.
해님이 다음 날 찾아오듯이
목마를 때 빗방울 뿌려주듯이
새들은 하늘을 훨훨 날다가
언젠가는 나무에게 돌아와
콕, 콕, 콕,
고마운 마음을 새의 말로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