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렴폭포 환하게 열리고
치악산 무지개 생강나무 가지에 걸려 있다
노란 꽃분냄새 뒤쫓아
사다리병창 *을 오른다.
금강송이 연주를 한다
그 리듬에 맞춰 어깨를 들석이는 암벽
가야금병창이 울려퍼진다
갓 나온 싹들
바람의 보폭만큼 목청을 돋운다
가파른 암벽을 중중모리장단으로 올라간다
바람의 꼬리뼈에 하악하악
추임새를 넣는다
빠르게 한 박자만 넘어가면 비로봉인데
정상을 눈앞에 두고
엇박자의 폭설이 쏟아진다
완창
그 마지막 마디에서
툭, 끊겨버린 휘모리장단
* 사다리병창 : 치악산 세렴폭포를 지나 비로봉 직전까지의 험한 등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