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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별에게 부치는 편지
  • 입상자명 : 우년구
  • 입상회차 : 11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안압지 주변을 달리는 창문 틈으로
가만히 손을 내밀면
저마다의 산을 이룬 벼 싹 보리 싹의 사연들이
들판을 가로질러 다그닥다그닥 바람을 타고
맑고도 갈기처럼 기품 있게 날아든다
논과 밭 저 끝자락으로부터
석양이 향긋하게 숯불처럼 피어오르고
듬직한 보름달이 밤풍경을 풀어놓으면
소리저수지 앞에 가만히 서서
어둑한 저편에서 빤히 날 쳐다보는 등대 빛에게 자랑한다
매미 울음 달빛 수풀 벼 보리들의 이야기
저녁 내내 철판 뒤집느라 고기기름 배인 오라비들의 구슬땀
동생들의 하하 호호 웃음소리들을
한 줌 반짝임도 안 남기고 훌쩍 떠나
긴 여행길에 올라 있을 너희에게 보내리
하나하나 돌아와 저 넓고 높은 곳에
조용하게 밝게 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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