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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즐겁고 행복한 하루
  • 입상자명 : 천 혜 린 전남 목포 대성초 4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해마다 방학이 찾아오면 우리 가족은 며칠씩 시간을 내서 가족여행을 다녀오고는 한다. 올해는 아빠께서 시간이 많이 없으셔서 가까운 전남 지역을 여행했는데, 장흥군과 강진군과 해남군을 다녀왔다. 강진에서는 영랑 생가, 백련사, 고려청자 도요지, 다산 유적지 등을 둘러보았고, 해남에서는 땅끝 조각공원과 해양자연사 박물관을 둘러보았고, 장흥에서는 편백 숲 우드랜드와 정남진 토요시장을 둘러보았다. 인상 깊었던 곳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쏙 들고 좋았던 곳은 바로 ‘우드랜드’였다. 평소에 나무와 풀과 꽃, 숲과 자연에 대해서 관심이 꽤 많은 편이었고, 엄마께서도 화초와 나무, 자연보호 등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으시기 때문에 너무나 즐겁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친환경 지역으로 알려진 정남진 장흥군의 억불산 기슭 편백나무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목재문화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 체험관, 자연자원을 활용한 한옥 황토흙집, 목재주택에서 건강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생태주택체험관, 편백나무 등을 활용하여 목공예품을 만들고 생태주택 건축 기법을 익힐 수 있는 목공건축체험장 편백나무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에 의한 심신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아토피 치유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숲 치유 체험장 등이 있다. 초록의 싱그러운 바람과 아름드리 40년생 편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이곳은 장흥읍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억불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 숲에 들어서는 순간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며 기분이 너무나 상쾌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산림욕 효과를 제대로 즐기려면 나무가 잘 자라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해야 한다고 하여, 우리 가족은 오전 10시 조금 지나서 숲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주위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멋진 나무와 아름다운 꽃들도 너무 멋졌지만, 동화책 속에서나 나올 법한 예쁜 통나무집들이 숲 속에 군데군데 있어서 꼭 내가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천천히 숲 속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걸어가는데, 알록달록 예쁜 꽃무더기들이 나타났다. 이름들은 다 모르지만 다들 너무나 의젓하고 아름다웠다. 꽃집이나 화병에 꽂혀 있는 꽃들에 비교할 수가 없었다. 당당하고 활기찬 느낌이 한가득 올라왔다. 얼른 종종걸음으로 뛰어가 예쁘다고 칭찬해주고, 향긋한 꽃냄새도 조심스럽게 맡아보고, 또 기념촬영도 빼먹지 않고 했다. 꽃들도 기분이 꽤나 좋은지 나를 보고 미소를 싱긋 짓는 듯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꽃들도 보면서 가끔씩 하늘도 쳐다보면서 여유롭게 숲길을 걸어가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왔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이상한 것이 눈에 확 띄었다. 무언가 가만히 지켜보니, 그것은 바로 청설모였다.
“어, 저거 다람쥐 아닌가요?”
내가 큰 소리로 외쳤더니, 엄마께서 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음, 다람쥐가 아니고 청설모 같은데.”
“아! 청설모구나. 너무 귀엽다.”
“그래, 꼭 너처럼 귀여운데. 하하하!”
아빠께서 껄껄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살펴보니 다람쥐하고는 약간 다르게 생긴 부분이 있었다. 동물원도 아닌 곳에서 청설모를 보게 되니,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다. 우리를 보고 놀라서 도망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자기가 할 일만 부지런히 하고 있었다. 먹을 것을 저장하려고 하는지 볼이 볼록하도록 먹이를 가득 넣어서는 어느 순간 재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조금 더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조금 지나니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나타났다.
“자, 여기서 좀 쉬었다 갈까?”
“네!”
우리는 편안하게 앉아서 숨을 고르고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눈을 감으니 세상이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들리지 않던 작은 새소리들도 들리고, 코끝을 살짝살짝 간질이는 바람도 느낄 수 있었고, 향긋한 숲의 냄새도 물씬 맡아졌다. 조금 멀리서 개울물이 흐르는지 졸졸졸 물 흐르는 명랑한 소리도 잘 들렸다. 온 숲이 깨어나서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그렇게 얼마 동안 있었더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지고,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숲 속의 공기도, 바람도, 햇살도, 나무들도 내가 알고 있었던 예전의 것들이 아닌 듯했다. 마치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가벼워져서 구름 위라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세상이 너무 아름답고 너무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이든지 다 해낼 것 같았다. 그러다가 이것이 바로 나무가, 숲이, 산이, 자연이 우리 인간들에게 베풀어 주는 크나큰 은혜이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눈을 뜨고 싶지는 않았지만, 배가 살짝 고파왔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훨씬 가볍고 건강해진 몸과 마음으로 숲길을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이런 다짐을 했다. 이런 크나큰 은혜를 베풀어주는 나무와 숲과 산과 자연을 영원히 잘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일에 나의 작은 힘도 꼭 보태겠다고 말이다.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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