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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지리산골의 행복
  • 입상자명 : 조 재 훈 전남 구례북초 4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외할아버지는 한반도 남쪽 지리산에서 태어나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계십니다.
엄마와 나는 사는 곳이 외할아버지 집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자주 외할아버지 집에 다닙니다.
외할아버지는 올해 나이가 67살이고 어려서 다리 한쪽을 다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쪽 다리가 불편하십니다.
걸어 다닐 때는 지팡이로 짚고 다니시거나 절뚝거리며 다니십니다.
오랜 세월 한쪽 다리에만 힘이 들어가서 정상인 다리까지 많이 아프십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는 정상인 다리까지 관절염으로 수술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지리산골에서 땅을 이용하여 밭농사, 논농사, 가축 키우기까지 못하시는 게 없으십니다.
이곳은 지리산 밑이라 밭농사가 많고, 특히 지리산에는 일하는 만큼 수확을 얻을 수 있는 기쁨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농사에 있어서는 욕심도 많으시고, 할 일이 있으시면 새벽같이 일어나 밭으로 산으로 나가십니다.
외할아버지는 하시는 모든 일에 책임감이 있으시고 정상인보다 더 열심이 일을 하십니다.
작년에는 읍사무소에서 하는 숲가꾸기 공공근로 일을 하셨는데 끝나고 집에 오셔서는 정말 일이 힘들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엄마는 숲가꾸기 공공근로는 적당히 시간 보내면 된다고 하니 외할아버지는 자기가 맡은 일은 누구보다 더 열심이 하여야 한다고 하십니다.
책임감과 부지런함은 외할아버지가 살아오신 인생이라고도 말씀합니다.
정말 내가 보아도 외할아버지는 할머니 없이 4남 2녀의 자식을 홀로 키워내신 힘이 그런 성실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외할아버지는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고향인 지리산에 대한 사랑은 정상인들보다 훨씬 많습니다.
외할아버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리산을 오염시키지 않고 산골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자세히 가르쳐 주기도 하셨습니다.
지푸라기, 풀, 재 등을 쌓아 여러 달 썩혀 그것을 퇴비로 만들어 논과 밭에 사용하면 산과 물의 오염은 찾아볼 수 없고 자연을 거슬리지 않고 살 수 있다 하셨습니다.
수확기엔 산속에 있는 감나무와 밤나무 열매를 남겨두어 지리산 동물들과 나누어 먹는 후한 인심도 있습니다.
나는 그런 외할아버지를 존경하고 많이 따릅니다.
주말이면 외할아버지와 나는 많은 시간을 함께합니다.
한 번은 지리산에 있는 화엄사 옆 개울가를 외할아버지와 산책하는데 야생의 반딧불을 보았습니다.
여러 마리의 반딧불이 깜깜한 여름밤에 작은 빛을 반짝이며 내 키보다 높은 곳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이 얼마나 신기하고 아름다운지 모른답니다.
외할아버지는 반딧불이 있는 지리산은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숲이라고 합니다.
화엄사에는 이 땅의 소중한 문화재도 많습니다.
화엄사 입구를 지나 대웅전 앞마당에 마주 보고 서 있는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 건물이 웅장한 대웅전과 각황전, 봄에 활짝 핀 철쭉꽃과 잘 어울리는 각황전 앞 석등, 외할아버지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내렸던 사사자삼층석탑 등은 지리산 문화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이곳 지리산 밑에도 계절에 맞게 밭에 토마토와 고추를 심습니다.
이번에도 난 엄마와 함께 외할아버지를 도와 밭에 토마토 나무를 심었습니다.
물론 외할아버지는 모든 일을 혼자 다 하려 하시지만, 다리가 불편하신 외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일은 나에게 즐거움이 있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엄마는 구례 5일 시장에서 토마토 나무를 사온 후 밭에 지주목을 꽂습니다.
토마토 나무를 지주목 옆에 심은 후 끈으로 고정을 시킵니다.
난 열심히 옆에서 심부름을 합니다.
지주목 옮기기, 토마토 나무에 물주기는 내가 맡은 일입니다.
외할아버지는 내가 기특하다고 웃으시는데 이마에 깊은 주름이 보입니다.
그런 외할아버지를 보고 엄마도 웃고, 크게 웃으시는 엄마를 보고 나도 웃습니다.
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인데 기분이 좋습니다.
엄마는 효도를 한다는 것은 작은 일이라도 어른들을 기쁘게 만드는 것이 효도라고 하셨습니다.
엄마가 외할아버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는 것을 보고, 내가 어떻게 하면 부모님이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다리가 아프신 외할아버지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그동안 누구보다도 열심이 일을 하셨고, 이곳 지리산골을 소중하게 지켜오고 계십니다.
언제까지나 외할아버지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와 나는 외할아버지와 함께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소중히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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