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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우리들의 첫 모험은 숲에서 시작됐다
  • 입상자명 : 김 해 인
  • 입상회차 : 8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내가 중학생 때의 일이었다. 우리 가족은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할머니네 집으로 내려가곤 했었다.
그 날도 추석인지라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준비해 할머니네 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할머니네 집은 한마디로 시골이었다. 앞은 산과 논이었고 뒤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시내로 나가려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렸고 PC방이나 인터넷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니 나와 친척들은 TV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명절을 보냈다. 가끔 너무 심심할 때면 나와 사촌들은 바닷가에 놀러가거나 고추밭에 가서 놀기, 눈 감고 잡기놀이, 밤을 따러 가는 등을 하며 놀곤 했었다. 그런데 그 날은 앞에서 말한 것과는 달리 색다른 놀이를 하고 싶어졌다.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할아버지 산소에 가기로 했다. 할아버지 산소는 길을 좀 걷다가 보면 옆에 산이 있는데 그 산을 조금 올라가다보면 있었다. 우리는 할아버지 산소로 가는 길에 할아버지께 드리려고 꽃을 따서 꽃다발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참 산을 타고 있었는데 소나무 위로 청설모를 보았다. 어찌나 신기하던지…. 산에는 참으로 다양한 볼거리 등이 있었다. 꽃도 나무도 동물들도 우리에겐 신기하고 꿈 같은 일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내가 말했다. “야, 우리 이 길 말고 다른 길로 내려가 보자!” 할아버지 산소로 올라오는 길이 있었는데 그 길 말고 다른 길로 내려가 보자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내려오는 길도 잘 모르면서 다른 길로 내려오자니… 그러다가 길을 잃으면… 하지만 그 때의 나는 『로빈슨 크루소』나 『15소년 표류기』를 읽고 있었는데 그 때의 내 꿈은 이와 같은 모험을 해보는 것이었다. 사촌들은 걱정했지만 결국 내 생각에 동의했다. 그래서 우리는 전혀 가보지 않았던 길로 내려갔었다. 어찌나 설레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한참을 내려갔을까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이러다가 길을 잃으면 어쩌지? 호랑이를 만나면?’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사촌들에게 말해 줄 순 없었다. 그들은 나보다 어렸으니까. 그래서 나는 동갑인 오빠에게 살짝 말했다. “오빠, 우리 이러다가 길을 잃으면 어쩌지?” 오빠는 잠시 당황했으나 침착하게 “그런 일은 없을거야. 내가 앞장설 테니 따라와.” 하고 말했다. 어찌나 듬직해 보이던지.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더 내려갔다. 그러더니 우리 눈 앞 저 멀리에 할머니네 집이 보이지 않는가? 나는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날 뻔했다. 그렇게 우리들의 모험은 끝이 났다. 심심했던 우리에게 산은 큰 모험이었다. 우리는 산이 주는 그 모험에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큰 보람과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답답했던 우리에게 산은 다양한 볼거리와 아름다움, 그리고 편안함을 주었다. 도시에서 생활했던 우리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이었으며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이처럼 산은 나의 추억 속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지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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