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재 너머 솔밭 개우지가 살아 밤길 혼자 걷는 사내를 따라오며 나뭇가지 꺾어던지며 장난을 걸고 동네 강아지를 잡아가기도 한다고 사내 셋이 아니면 밤길 그 산길을 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던 것인데 그래도 마음 둔 동네처녀 집 앞에 산토끼를 잡아다 놓기도 했다던데 언제부터인가 개우지 사라진 것이 솔밭 대신 인삼밭 생긴 그때인지 오솔길 흙길 포장된 그 즈음인지 그 처녀 도회지로 시집 간 후인지 지금은 개우지 오지 않는 송골재 산돼지 가족 내려와 밭을 헤집고 노루며 고라니가 새끼들 데리고 산책 다녀간 발자국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