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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송이버섯
  • 입상자명 : 조 주 안 인천 인하대 사범대학부속고 2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나는 소나무 그늘에 숨은 어스름을 빨아먹는다
햇살 고운 날처럼 젖은 몸이 말라간다
우리들은 옹기종기 모여 부챗살을 펼치며
환한 등대처럼 눈을 뜨고 세상을 본다
개미들과 풀벌레들의 눈이 되기도 한다
산꼭대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내 뺨을 찰싹 때리고 갈 때면
산길이 삼키고 있는 발자국 소리와
송이 따는 노파들의 웃음소리를 생각한다
찰박거리는 새소리의 맑은 흥분처럼
나는 솔잎의 향기를 웅얼웅얼 머금고 태어났다
소나무의 영혼이 깃든 뿌리에서 솟구쳐 나왔다
고사목 근처가 우리들이 태를 묻은 고향이다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생각한다
태곳적부터 우리는 코끼리무덤처럼 이곳에 묻혀 있었을까
그러나 우리는 봄볕의 젖무덤이 눈부시게 빛나던 날
그걸 먹고 싶어서 세상에 나오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송이버섯, 소나무 그늘 속에서 백 년 동안
이어온 삶을 꾸린다, 아름답고 빛나는 별처럼 산다
누가 우리를 망태기 가득 따간다, 솔향기 너무나 총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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