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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봄을 기다리는 나무처럼
  • 입상자명 : 정 수 영 경남 창원 웅남초 6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봄 방학에 보미네 가족과 진주 반성수목원에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수목원에 가는 게 귀찮았다. 그냥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나무 보는 것을 좋아하셔서 따라가게 되었다.
그곳에 도착하자, 아주 많은 나무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엄청난 양의 나무들이 수목원 앞에 쭈욱 늘어서 있어서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곳의 나무들을 자세히 보니 둥치가 꺼칠꺼칠했다. 둥치마다 여러 두꺼운 껍질들이 떨어져 나오려고 하는 것처럼 갈라져 있었다. 그리고 내 발 밑에는 새싹을 돋우던 풀과 누런 나뭇가지들이 엉겨 있었다. 나무의 가지를 보니 뻗어가는 가지 사이사이에 초록색 기운이 돋고 있었다. 춥고 고된 겨울을 지내오고 나서 피운 싹이 나무들에게는 뿌듯할 것 같았다. 내가 나무라면 그렇게 추웠던 밖에 그냥 있으면 견디는 것을 포기할 정도인데 그것을 꿋꿋이 참아낸 나무들의 비결이 궁금했다. 그렇게 긴 시간을 참아낸 나무가 우리가 사용하는 연필이나 책상이 되니 그 나무를 생각하면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다음에 우리가 간 곳은 열대식물관이다. 그곳에는 아열대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날씨가 따뜻하고 비가 많이 오면 식물들은 일 년 내내 자라난다. 그래서 동남아시아에서는 목재가 많이 생산되고 특히 아마존 강 유역에는 최고급 재질의 수목들이 많아서 지금 벌목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식물원에는 나무들이 종류별로 분류되어 심겨 있었다. 목련밭, 은목서밭, 물푸레 나무밭, 배롱나무밭, 산수유밭 등 계속 밭들이 나왔다. 산수유는 얼마나 부지런한지 벌써 꽃이 필 준비를 하고 노란 꽃봉오리가 맺혀 있었다. 저 노란 꽃이 익으면 빨갛게 변한다. 열매를 잘 말려서 산수유차를 만드는데 향이 참 좋다고 했다.
이번에는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걸었다. 나뭇잎을 다 떨구고 긴 겨울을 보내 나무들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었다. 어떤 나무들은 조금씩 잎눈을 틔우고, 어떤 나무는 아직 눈을 틔우지 않고 쿨쿨 자고 있었다.
“저건 대추나무구나.” 아빠가 잔가지가 많이 뻗은 나무를 가리키며 알려주셨다.
“우와~~ 아빠는 잎도 없고 열매도 없는데 어떻게 알아맞히세요?”
“가지 모양과 나무의 모습만으로도 알아야지”
“아빠는 진짜 나무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
“대추나무는 가장 늦게 잎을 틔우지만 한 번 잎이 돋기 시작하면 전속력으로 꽃과 잎을 함께 키워서 가을에 많은 열매를 맺는 특별한 나무란다. 다산의 상징처럼 정말 가지마다 엄청난 열매를 맺어 사람들에게 선물하지.”
“대추나무는 부지런한 나무인가 봐요. 잠에서는 늦게 깨어나지만 일단 잠을 깨고 나면 엄청 열심히 일을 해서 자식들을 키우는 그런 나무요.”
“그럼, 우리 수영이도 대추나무처럼 부지런한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우리는 상수리나무, 호랑가시나무, 느티나무, 엄나무, 옻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편백나무, 잣나무들이 즐비한 오솔길을 걸어 나무들의 이름을 외웠다. 이런 나무들은 봄이 되면 잎을 틔우니까 그 모습이 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무 둥치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 다만 사람들이 잎과 꽃에만 관심이 있어서 진짜 나무 둥치에는 관심이 없어서 겨울이 되면 나무 이름을 쉽게 맞히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빠는 나무는 봄을 기다리며 긴 겨울을 견디는 참을 ‘인’의 대명사 같은 존재라고 하셨다.
“수영아, 너도 봄을 기다리는 나무처럼 꿋꿋하고 강인했으면 좋겠구나.”
“예~~ 뿌리 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큰 나무가 되고 싶어요.”
아빠와 나무가 가득한 수목원을 거닐며 나는 마음속에 큰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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