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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백년 잣나무숲
  • 입상자명 : 하승훈
  • 입상회차 : 21회
  • 소속 :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제 21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시수필부문 일반주제 장려상

하승훈님의 백년 잣나무숲

<백년 잣나무숲>
이것 봐, 여기는 백년 잣나무숲이야
저 야무진 잣을 보렴, 잣나무는 잣나무 걸음으로
백 년동안걷고있었단다

아버지는 백년 잣나무숲의 청설모가되어야 했다
이 나무에서저 나무로옮겨다녀야 했다
땅을 밟지 않고
끼니를때우고
공중에서 잠을 자는 법을 터득하였다

가끔씩지상에 있는 나의 머리통을바라보면서
차갑고붉은송진이 흐르는 잣나무의 정수리를털었다

아버지가 장대를 집어 흔들면
몸과 하늘 중에 무엇이흔들리는지알 수 없었다
잣이 우당탕탕 쏟아지면
새끼 멧돼지들이 우당탕탕 산맥을 타고 지나간다

아버지는 여전히 숲의 이마를가볍게 털어내는중이다
백 년잣나무숲이제 몸 가까이 키워낸골짜기
잣은 흩어져있지만 잣나무의푸름은 흩어져있지 않았다
어머니와 나는 손가락 끝이 검게 물들 때까지
잣을 주워 모았다
그때 잣나무흉터곳곳에서 푸른빛이 자라고 있었다

등짐을지고내려와서야잣나무숲을벗는아버지
제 숨을 땅바닥에내려놓고서야 주먹밥을먹는다
잣나무앞에서 고독과 상처에송진을 바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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