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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산나물 뜯기
  • 입상자명 : 윤 지 후 경남 함안 가야초 5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이모와 산나물을 뜯으러 뒷산에 갔다. 나는 뱀이 나올까 봐서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모는 잡식성인 멧돼지가 들쥐와 뱀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서 산에 뱀이 거의 없다고 했다. 한참 올라가니 이모가 나를 불렀다.
“지후야, 저기 뽀족 돋은 거 보이니?”
“어디? 어디? 모르겠어요.”
“이렇게 삐죽 올라온 연갈색 나뭇가지 같은 거, 이게 고사리란다.”
“정말? 옆에도 있어요.”
우리는 고사리를 토옥, 토옥 꺾었다. 고사리는 슬픈지 꺾은 자리에 눈물이 났다. 그래도 나는 고사리 꺾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자꾸자꾸 발견했다. 이모는 취나물과 홀잎도 가르쳐 주셨다. 홀잎은 화살나무의 어린순을 말한다. 여린 잎을 훑어서 데쳐 나물로 먹는데 아주 맛있다고 했다. 옆에는 지독한 냄새가 나는 초피향도 있었다.
“지후야, 이 초피향은 향이 참 좋아. 사람들이 산초라고도 하는데 사실은 둘이 비슷하지만 좀 다르단다. 여린 잎은 장아찌도 하고 열매의 껍질을 잘게 빻아 추어탕에 넣으면 맛있지.”
이모는 산나물 박사 같다. 아는 것도 정말 많다. 또 산나물 뜯는 것도 달인처럼 척척 하고 있었다. 나는 가시를 피해 한 잎씩 초피향을 뜯었다. 어떻게 보면 좋은 냄새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다. 두릅에도 가시가 있었다. 이모는 가시를 피해 새순을 꺾었다. 나는 이모가 진짜 ‘산나물의 달인’이라고 말했다. 이모는, 산나물은 나무를 해치지도 않고 영양가도 많고, 즐거움도 주기 때문에 산나물 뜯는 것을 아주 좋아하신다. 겨울을 지낸 초봄에 산에서 나는 모든 잎들은 독초가 아니면 먹을 수 있는데 맛과 영양면에서 으뜸이란다.
나도 이모처럼 산나물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산에는 예쁜 봄꽃이 피어 있었다. 산오이풀과 노루오줌, 얼레지와 산붓꽃을 보았다.
“이모, 저 예쁜 꽃을 파 가서 집에 심을까요?”
“아니다. 산에서 살게 그냥 두자. 산이 자기 집이잖니. 한 번씩 와서 보는 것으로 만족한단다.”
이모는 진짜 아는 것이 많고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겠다.
집에 와서 고사리는 삶았다. 고사리 익는 냄새가 좋아서 이모는 고사리 꺾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웃었다. 취나물과 홀잎과 미역취를 맛나게 무쳐 비빔밥을 먹었다. 진짜 맛있었다.
“우리 지후,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생각, 좋은 행동해야지?”
“흐흥~~ 알겠어요.”
이모는 산이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에 대하여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내가 아는 것도 있었고 처음 듣는 이야기도 있었다. 외할머니는 산에서 산나물을 뜯어 시장에 팔아서 이모와 엄마를 공부시켰다는 이야기도 해 주셨다. 그래서 이모는 산나물이 첫 선생님이란다. 여름방학에는 이모와 지리산에 가기로 했다. 지리산의 원추리꽃을 나와 보고 싶다는 우리 이모. 나는 벌써부터 방학이 기다려진다. 지리산에도 지난봄에 여러 가지 산나물이 돋았겠지? 아마 이모는 지리산에서도 산나물을 뜯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산나물이 모두 자란 어른 잎이 되었겠지? 이모와 함께 뜯은 산나물 향이 지금도 내 코에 스며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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