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 프린트하기
동상 산소와 수목장
  • 입상자명 : 정 선 우 경남 창원 웅남초 4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선우야, 날도 춥고 땅도 질척거리는데 그냥 집에 있어도 된다.”
“아뇨, 설인데 조상님께 성묘해야죠.”
“허허~. 우리 선우가 제법이네, 조상님 성묘의 중요성도 알고.”
아빠는 나를 보고 빙그레 웃으셨다. 우리는 성묘를 하러 산소로 갔는데, 보니 항상 보던 전기철망이 흐트러져 있었다. 멧돼지가 드나들지 못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 철망을 뛰어넘어간 멧돼지의 발자국이 내 눈길을 끌었다. 이제는 전기철망도 멧돼지로부터의 방어수단이 되지 못하는가 보다. 우리가 성묘하러 간 산소 중에서 한 곳은 멧돼지가 파헤쳐 놓았다. 조상님 집이 허물어져서 보기에 안 좋았다.
“아빠, 멧돼지의 횡포가 심하네요.”
“그러게 말이다. 맘대로 잡을 수도 없고 그냥 두자니 산소를 더 파헤칠 것 같고 걱정이구나.”
우리는 가지고 간 음식을 상석 위에 차렸다. 그러고 나서 산소에 절을 했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빌었다.
‘조상님, 제가 바르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세요.’
우리는 음복을 하고 과일을 나눠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은 매장의 문제 때문에 수목장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도움을 생각해 보면 수목장도 좋은 장례문화가 될 수 있다. 나무가 우리에게 수백 권의 책이 되어 살아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준다면 얼마나 보람된 삶인가.
특히 요즘엔 멧돼지 때문에 산소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서 더욱 힘들고 묘지 때문에 훼손되는 산의 면적이 일 년에 여의도 면적의 몇 배가 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지식인들 사이에 수목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화장한 유골을 나무에 뿌리고 고인의 명찰을 달아드리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나는 앞으로의 시대는 수목장이 대세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성묘도 할 수 있고, 나무를 키우는 보람과 잎으로 꽃으로 고인을 추모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는 다음에 집안 어른들과 수목장에 대하여 의논을 해 보자고 하셨다. 조상님 산소를 어떻게 손 보고 관리해야 할지도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하셨다. 멧돼지가 조상님 산소는 손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만족도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조사선택

COPYRIGHTⒸ 산림청 SINCE1967.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