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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숲과 비염
  • 입상자명 : 박 진 한 경남 김해중 1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이제 중학생이 된다는 설레임과 또 지난 6년 동안 정들었던 초등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에 마음이 뒤숭숭하던 올해 2월 어느 날 아침 몇 년 동안 비염으로 고통 받고 있었던 나는 평소 늘 그래왔듯이 기상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코를 만져 보고 또 킁킁거려 보았습니다. 오늘은 별다른 이상증세가 없었고 기분도 상쾌하였지만 눈이 따갑고 아파왔습니다. 직감적으로 눈병임을 알아차리고 엄마와 함께 가까운 안과로 갔습니다. 나는 단순한 눈병 정도로 생각하였지만 엄마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오랫동안 괴롭혀 왔던 비염이 눈까지 옮겨갔다고 판단하시고 의사선생님께 눈의 진료는 물론 비염검사까지 부탁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얼마 후 단순한 결막염이며 2~3번 치료하면 완쾌될 것이며 비염은 이미 완치되었다는 의사선생님의 어마어마한 말씀에 엄마와 나는 귀를 의심하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저녁, 식탁에서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시는 아빠 옆에서 식사도 못 하시고 울먹이시는 엄마를 뒤로 한 채 만감이 교차하는 복잡한 심정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때마침 봄을 재촉하는 밤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핑 돌면서 지난 몇 년 동안의 일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약 100년의 전통을 가진 명문교로 밝은 표정의 선생님들과 친절한 친구들 그리고 학교 정문 양쪽에 버티고 서 있던 은행나무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많아서 보기에도 좋았고 친구들과 뛰어놀기는 더욱 좋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 이 나무와 꽃들이 어린 저에게 큰 고통을 줄 것이라고는 그때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래저래 보람찬 학교생활에 매일매일이 즐거웠던 4년 전 어느 봄날 아침, 등교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콧물과 재채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치지를 않았습니다. 다음 날 엄마와 함께 급히 병원에 갔더니 몇 가지 검사를 하신 의사선생님은 알레르기 비염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에 놀란 엄마께서는 그 후 약 1년 동안 저를 데리고 동네 병원과 인근 도시의 큰 병원을 번갈아 오가면서 치료를 받았음은 물론 우리 시에서 비교적 유명한 한의원도 방문해 보았지만 치료받을 그때만 조금 좋아질 뿐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밤잠까지 설치면서 걱정을 하시던 엄마는 무슨 소문을 듣고 어떤 정보를 얻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연에 순응하는 방법으로 장기치료를 해보기로 작정하신 듯 모든 병원치료를 접고 주중에는 방과 후 1시간 정도 엄마와 함께, 공휴일과 방학 때는 전 가족이 거의 하루 종일 인근 공원의 숲 속에서 지냈습니다.
이런 생활 약 3년 만에 지긋지긋했던 비염이 사라졌으니 나는 물론 부모님의 기쁨이 더욱 컸습니다. 특히 잘 가꾸어진 숲과 잘 정돈된 산책로, 깨끗한 휴식시설에 대한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꼈던 나는 개학하면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학급 홈룸 시간에 나무와 숲의 소중함에 대한 나의 경험을 새로운 중학교 친구들에게 발표하기로 작정하고 내용을 정리하였더니 크게 2가지로 요약되었습니다.
우선 첫째로 숲은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는 목재 이용, 공기 정화, 홍수 예방 등의 기능뿐만 아니라 자연의 매우 중요한 일부로서 인간과 함께 영원히 살아가야 할 친구임을 강조하고 산불 예방, 병충해 방제 등을 통하여 우선 우리 학교 뒷산부터라도 잘 가꾸고 보살피자고 호소하였습니다. 둘째 지금의 우리 산과 숲은 우리 조부모님 세대가 헐벗고 굶주리면서 나무심기운동으로 가꾸어 놓은 훌륭한 유산임을 강조하고 지금의 우리들이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자고 호소하였습니다. 어쨌든 이번 가을이 기다려집니다. 학급 친구들의 반응도 무척 궁금하고 또 그동안 저 때문에 고생하신 엄마의 눈물겨운 희생에 대한 조그만 보답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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