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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빛바랜 낮은 산도 있다.
  • 입상자명 : 정 한 별 대전 동대전고 2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반만년을 살었던 호랑이 등허리엔
크나큰 기상과 위엄을 펼치우는
높고 험악하게 내려 보는 산도 있는가 하면
겸손한 듯 우리들과 한데 어울려 노니는
여린, 강인한 낮디운 산이 있다.

손때묻은 옷처럼 헐어지고 바래진 등딱지에서
낮에는 사람들과 노닐고
밤에는 어두운 세상의 넓은 등판이 되고
고꾸라진 지팡이길 열어준다.
외 길 따라 날아온 이방인의 휴식터가 되어도 보고
매일매일 우리 살아가는 모습들을
한 올 한 올 바늘 꿰매듯 정성스레 바라본다.

때론 친구가 되고
때론 옆에 있어도 듬직한
우리 첫째형이 되기도 한다.
한때는 발톱까지 내세우며 할퀴려하다가도
다시금 어루어주고 보듬어주는
우리 어머니가 되기도 한다.

콧대높고 낮잡아보는 잘난 사람이 판치는 세상에도
키 작고 볼품없는 못난 사람이 있듯이
높고 험한 산이 위엄을 펼치고 있는 중에도
우리 가까이에서 우리와 얽히어 사는
빛바랜 낮디낮은 산도 있다.
빛바랜 아름다운 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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