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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산에게 카네이션을
  • 입상자명 : 이수호
  • 입상회차 : 12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모든 부모님 마음속에는
저마다 가슴 저민 추억이 있다.
날마다 속 썩이는 우리들 자식들로 인해 썩어 문드러진 추억
험한 세상에서 행여라도 다칠까 노심초사 하느라 녹아내린 추억.

매일같이 우리를 자식같이 반기는 산에도
저마다 애타는 마음 녹아내리는 추억이 있다.
우리들 사람들이 무심코 던진 작은 재앙으로 인해
온몸이 활활 타서 벌거숭이가 될 뻔한 아찔한 추억.
험한 세상살이 화풀이를 애꿎은 산에라도 하는 듯
함부로 꺾고, 자르고, 파헤친 못된 우리들 손으로 인해
온몸이 썩어 들어가 몸살을 앓은 추억.

그래서 때로는 자기 한 몸 무너뜨려
우리에게 겁주는 선생님이 되는 산.
그래서 가끔은 산으로 파고든
우리를, 집을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산.

하지만 다시 우리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부모님 같은 산
때로는 삶에 지쳐 쓰러진 우리에게 건강과 휴식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이에게 한 끼 배고픔을 해소할 양식 주기도 하고,
때로는 한 평 누울 땅이 없어 서글픈 이에게 따스한 집을 선물한다.

물론 자신을 병들게 하는 우리들을 못마땅해하며
친구들을 괴롭혀 화가 나기도 하지만
산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사랑을 베푼다.
오랜 세월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자식 같은 우리를 지켜본다.

아침에 공연히 내가 골내서 한숨소리 깊었어도
저녁이면 김치찌개 보글보글 끓여놓고
집 앞에서 나오기만 기다리는 엄마처럼,
엄마보다 더 큰 소리로 날 혼냈으면서도
엄마보다 몰래 일찍 나와 내 주머니에 따끈한 호떡을 넣어주는 아빠처럼,
돌아오는 어버이날엔 부모님 같은 산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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