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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 입상자명 : 최선옥
  • 입상회차 : 13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바람이 부위별로 봄을 저미는 창밖 하늘하늘 비늘이 날린다 민감한 바깥의 절기로 짓는 꽃그늘이 비릿하다 가문 길로 소금단지를 이고 나온 햇살이 파닥거리는 그늘을 절이고 나무들이 푸른 꽁지를 흔든다 아가미 밖으로 쿨럭, 터져 나오는 이파리들 나무들의 나이테는 어느 차가운 물밑의 지도를 헤엄쳐 나온 파란 등고선 파도를 따라 굽은 파문이다 부푼 봄 한철로 살아본 것들은 안다 시간의 비린 칼질이 이미 보이지 않는 몸의 결을 따라 지니고 있음을 왕성한 식욕이 가시를 발라내 층층 살을 떼어낸다 서서히 공기가 빠지듯 저를 내려놓는 꽃들 게으름은 길고 봄은 짧다 시간의 수로를 거슬러 오르는 미처 지우지 못한 어떤 마음이 훅, 비린내를 풍긴다 가장 낮은 곳으로 허물어지는 짜디짠 잠들이다 앙상한 뼈들을 숨기기 위해 푸른 살집을 늘리는 나무들이 자꾸만 아가미를 부풀린다 파도 출렁이는 숲 나는 나무들이 잘 헤엄칠 수 있도록 유리창을 말갛게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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