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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겨울 수목화
  • 입상자명 : 최미루
  • 입상회차 : 13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화선지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린다 산은 산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색의 은유법은 한 폭의 겨울 그림을 위한 마련이었다는 듯 기꺼이 비워내며 차가운 백지가 된다 흑과 백의 운치를 알고 있는 겨울은 익숙한 필치로 산의 농담을 처리하고 가늘게 뻗은 나무에 점법(點法)의 눈을 뿌린다 부드러운 흰 눈이 산허리를 돌아 마을 어귀까지 내려오는 동안 엷게 번진 먹물은 숲에 잔잔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무거운 음영이 낮게 내려앉은 골짜기에 얼음벽 사이 흐르는 물소리를 첨가하니 뒷걸음치던 구름이 종이의 여백을 마저 메운다 바람이 지나가며 미심쩍은 부분에 마지막 마른 붓질을 한다 붓을 쥔 손에 한껏 힘이 들어갔는지 자작나무의 눈가루가 떨어지며 남은 햇살을 끌어당긴다 잠시 빛으로 채색을 시도해보다 이내 거두어들이는 바람 겨울 그림은 흑백의 궤적을 쫓아야 제맛이라는 듯 눈꺼풀 사이 굴뚝 연기의 춤사위를 가는 세필로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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