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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산을 열다
  • 입상자명 : 이명식
  • 입상회차 : 13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초록이 흥건한 이른 아침 이렇다고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암자도 있고 산새들도 손님을 맞이할 줄 아는 우리네 일상같이 지극히 평범한 산으로 해맑은 햇살을 지고 간다 언제고 내 가슴에 품어보고 싶었던 산 그 산의 품으로 내가 걸어 들어가고 이내 나는 산과 하나가 되어 기쁜 산을 노래한다 자드락길은 어머니같이 부드럽고 저마다 이름을 달리한 푸나무들은 뒤끝 없는 내가 왔다고 온몸으로 나를 반긴다 꿈에서도 자주 와 보았던 익숙한 길에 산의 향기들이 뿌려지고 나뭇가지사이를 빠져나가던 바람은 산에 눌러앉은 바위에 부딪혀 되돌아오지만 메아리가 한마디 거들뿐 산은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소소한 산의 울림에 귀를 쫑긋 세우며 내가 만약 산에 오질 않았더라면 알 수 없었을 산의 깊숙한 속내 나를 끌어안은 산의 가슴은 한없이 넓고 내 마음 거리낌 없이 산과 조우한다 내가 산길을 가는 날은 그러한 날은 아침부터 형용할 수 없는 안도감 황톳길은 언제나 산의 습성대로 구부러져 있고 나는 산에 한 번 더 나를 또렷하게 새기며 애써 황토발자국을 지우려하지 않는다 이윽고 나는 흥건한 초록 물에 싸 가지고 간 마음을 헹구고 그 옛날 땔나무 한 짐 해오듯 한껏 증폭된 그리움을 한 짐 짊어지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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