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에서
아저씨의 특강을 듣던 날
나무들도
귀를 세워 듣는다.
“여러분 가슴 속에
작은 우주를 담으세요!“
아저씨는 다정하게 말씀하셔도
나에게는 어렵기만 한 말.
나무는 다 아시는지
고개를 끄떡끄떡
하늘에 깨알같이
그 말씀을 적는다.
수목원 아저씨는
35년 동안 나무를 키우고
외국에서 예쁜 꽃씨들을 가져와
종자를 퍼트리셨다.
“이 수목원에서
여러분은 식물과 대화하세요!
바람 한 줄이 보내는 말
구글 한 덩이 보내는 말 들으세요“
나무들은 다 아는지
가지를 흔들흔들
나무들은 그 말씀 맞다고
고개를 끄떡끄덕
나도 가만히 귀를 기울여
소나무가 내는 소프라노 화음
잡목이 알토 화음
천천히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