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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내 친구 오봉산에게
  • 입상자명 : 김효준(무정초등학교 4학년)
  • 입상회차 : 19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오봉산아, 안녕?
나는 네가 울타리처럼 지켜주는 무정초등학교 4학년 효준이라고 해.
원래 내 이름은 '산'이었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효준이로 이름을 바꾼 거야.
나는 너처럼 산이라고 불리는 게 좋았는데.....
산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모여서 숲을 만들잖아.
그 숲에는 풀, 꽃, 곤충, 이끼까지 사이좋게 자라고 있잖아.
나도 너처럼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단군 할아버지의 홍익인간처럼 큰 바위 얼굴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는 산이 되고 싶어.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너를 만나러 가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 했어.
방학 동안 게으름 부리지 않고 산에 오르면 몸도 건강해지고 비염도 나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너를 만나서 마음으로 이야기도 할 수 있으니까.
높게 자란 소나무와 비탈진 언덕에 자라는 풀들, 그 사이에 혼자 숨어 자라는 버섯, 바닥에 떨어져 쌓여있는 나뭇잎, 모두 내 친구 같아.
나는 무정초등학교에 다니고 자연 속 친구들은 오봉산 오봉산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생각해.
내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처럼 자연 친구들은 오봉산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잖아? 그리고 새로운 것도 배우겠지?
오봉산아, 넌 늘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지?
공부하는 모습, 운동하는 모습, 뛰어노는 모습, 매일매일 지켜보고 있을 거야.
나도 너를 자주 바라보고 있어.
학교 운동장에서도 보고, 화장실 창문으로도 네가 잘 보여.
언제나 넌 변함없이 푸르게 웃고 있었어.
우리 엄마처럼 말이야.
유치원 때 자주 너를 만나러 왔었는데...
초등학교 입학하고는 너와 가까이 있으면서도 바라만 보았지.
그래서 여름방학 동안 이라도 너를 매일 만나러 가기로 했어.
아빠, 엄마, 내 동생 보경이까지....
어제는 비가 많이 와서 발이 진흙탕에 빠져버렸어.
그래도 아빠와 보경이랑 너를 오르면서 신나고 재미있었어.
숨이 차서 헉헉거리시던 아빠도 정상에 오르시고는 뿌듯해하셨어.
다리고 아프다고 짜증을 부리던 동생도 끝까지 올라와서는 '야호'하고 크게 외쳤어.
오봉산아, 너도 들었지?
너의 정상에서 내가 사는 아파트를 내려다보니 작은 레고블럭처럼 보였어.
오봉산아, 너도 우리가 사는 동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니?
산을 오를 때는 힘들어서 너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어.
하지만 내려오면서 너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어.
네가 숨겨두었던 곤충도 발견하고 굴러떨어진 솔방울도 보았어.
꺽어진 소나무 가지를 보고 마음이 아팠어.
태풍이 불어서 나무들이 많이 다친 것 같아.
소나무에 붙어서 자라는 이끼를 보면서 '그래도 이끼는 키가 작아서 바람에 날아가지 않겠구나. 다행이야'라고 생각했어.
영화 라이온킹에서 아버지 무파사가 아들 심바에게 해준 이야기가 생각났어.
'왕은 자연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다. 왕은 자연을 조화롭게 만들어야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젠 알 것 같다.
오봉산 너처럼 욕심내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연을 지키는 거야.
진흙탕에 빠진 운동화를 맑은 시냇물에 씻으면서 결심했어.
내가 우리를 안아 주듯이 나도 너를 지키고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할게!
오봉산아, 고마워 내 친구가 되어주어서
내일 만나자.

2019년 7월 22일
오봉산 친구 효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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