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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맹세이골 현장학습
  • 입상자명 : 나 재 현 경남 함안 가야초 5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지난 5월 넷째 주 체험학습의 날, 우리는 지리산 맹세이골로 현장학습을 갔다. 그곳에 가니 숲 해설가 선생님들이 여러 분 나오셔서 우리를 반겨 주셨다. 나는 5학년 팀이 되어 숲 해설가 선생님을 따라나섰다.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맹세이골 이야기와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생강꽃, 얼음을 뚫고 피는 노란색 난쟁이 복수초, 생강꽃과 닮은 산수유꽃, 숯가마터, 졸참나무, 쪽동백, 덩굴식물 등을 관찰했다. 또 때죽나무, 산초나무, 초피나무, 누리장나무, 뽕나무, 감나무 등의 이용과 특성도 보았다.
맹세이골의 터줏대감은 100년 넘게 지켜온 소나무라고 한다. 요즘 그 소나무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소나무는 가뭄이 심하거나 이상기후에는 발육도 느리고 병에 걸리기도 하는 예민한 나무란다. 이끼와 버섯 같은 것은 손돋보기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끼는 물을 먹고 사는데 날씨가 맑아서인지 꺼칠꺼칠했다.
우리는 돋보기를 대고 여기저기 살펴보고 자세히 관찰을 했다. 맑은 물에 산다는 가재도 보았다. 특히 신기한 것은 개미귀신이었다. 개미귀신은 개미를 잡아먹는데, 개미귀신이 나타났다 하면, 개미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간다는 것이다. 어떤 생물도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것은 같은 이치라고 했다.
숲 해설가 선생님은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셨다. 그런데 우리 팀의 어떤 아이는 딴 짓을 하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았다. 그 아이가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숲을 알 수 있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니까 말이다. 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맑은 산소를 보내준다. 우리가 숲속에 들어가면 신선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산소 때문이란다. 푸른 숲,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치, 여러 가지 먹을 것을 준다. 또 산짐승과 날짐승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여러 가지 곤충들도 키워준다.
그런 모든 것들이 더불어 사는 모습이다. 숲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모습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나눠준다. 나는 이번 체험학습을 하면서 우리가 숲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부모님을 따라 계곡에 가면 신나게 수영하고 물장난 하다가 돌아오곤 하던 내 모습이 보였다. 이렇게 숲의 여러 가지를 자세히 관찰하고 살펴볼 기회도 있는데, 오직 노는 것에만 신경을 썼던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러웠다.
땅에 엎드려야 겨우 보이는 식물도 있었다. 그런 식물들도 모두 숲의 식구들이다. 내게도 친구처럼 여겨졌다. 선생님은 우리가 걸을 때도 조심해서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기라고 하셨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생물들이 흙 속에 살아 있고, 작은 꽃들을 밟을 수 있으니까.
우리는 발레리나처럼 발걸음을 옮겼다. 발끝으로 걸으니까 조금 힘들었지만 흙길은 폭신폭신해서 재미있었다.
선생님은 나뭇잎을 한 개 떼어서 설명해 주실 때도 “나무야, 미안하다. 한 잎만 딸게.” 이런 말을 하셨다. 잎맥도 살피고 냄새도 맡았다. 나무들도 저마다 다른 냄새를 풍기는 걸 오늘 알았다.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느라고 몸은 피곤했지만, 숲의 가족들을 만나고 온 체험학습은 참 즐겁고 상쾌했다.
숲은 사람들이 생각도 없이 배출하는 숱한 탄소를 빨아들이고 공기를 맑게 해 주려고 잠시도 쉬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숲의 이로움에 깊이 감사하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도 고마움을 느끼며 산다.
지난번 텔레비전에서 보니 아마존 유역이 대규모 벌목으로 훼손되는 것을 보았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아마존은 지구의 거대한 허파 같은 곳인데 마구잡이식의 벌목은 곧 허파를 잃어서 숨 쉴 수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과 같다는 얘기를 했다. 사람들의 편리함을 위해 종이를 만들고 목재를 가구를 생산하기 위해 하루에도 축구장 몇 배 크기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참 염치가 없다.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주는 나무에게 작은 예의도 차리지 않는다. 베어낸 곳에는 아기나무를 심어 자라도록 해야 할 터인데 화전을 일구거나 황무지로 버려둔다고 했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 염치가 없고 자신이 나쁜 짓을 한다는 생각도 못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서서 숲을 가꾸고 그곳을 예전처럼 되살리는 일을 해주면 좋겠다. 베는 사람 있지만 심는 사람도 있어 우리 사는 지구는 아름다운 초록별로 영원히 인류의 고향으로 남겠지.
지리산 숲의 푸른 목소리를 듣고 돌아오는 내 마음에도 푸름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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