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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고마운 소나무
  • 입상자명 : 김 현 지 대구 북구 매천초교 4-4
  • 입상회차 : 5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이번 여름에 우리 가족은 문경의 진남교반으로 놀러갔다. 물이 맑고, 앞에는 산이 있었는데 산 주변에 구름이 둘러싸여 있어서 선녀들이 그 강에서 목욕을 하고 올라간 것 같았다. 우리는 너무 좋아서 썬크림을 바르고 튜브를 끼고 바로 강으로 들어갔다. 동생 민경이는 수연이와 같이 공놀이를 하였다. 동생들이 어려서 민경이와 수연이가 팀을 하고 나 혼자 팀을 했다. 나는 눈 깜짝 할 새 동생들을 다 맞추어서 내가 이겼다. 시합을 하기 전만해도

“언니 혼자 팀이라서 내가 이길걸?”

“우하하하! 언니는 혼靡?팀이니까 우리가 당연히 이길걸?”

하며 이긴 것처럼 말하다가 내가 이기니까

“치! 언니가 더 세면서.”

“언니 반칙 썼지? 반칙.”

하면서 계속 얄밉게 굴었다. 그래도 귀엽기만 했다. 한참 놀다보니 배가 고파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물이 불었다. 그래서 우선 간단한 짐들은 우리가 들고 건너편에 가있었다. 어른들은 텐트를 서둘러 접고 다른 짐들을 옮기셨다. 우리가 갔을 때는 내 무릎밖에 오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어른들의 허리까지 찼다. 우리는 어려서 뭘 도와드리지 못해 옆에서 응원을 했다. 근처에 있는 불정 자연휴양림으로 갔다. 그 곳에는 소나무 숲이 무척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공기가 좋았다. 물이 불긴 했지만 재미있었는데 동생들과 나는 무척 아쉬웠다. 그러나 불정 자연휴양림의 수영장과 계곡을 보고 바로 뛰어들었다. 예쁜 돌도 찾으면서 놀고 있었는데 아빠께서

“비가 조금씩 오니까 가자.”

하셨다. 아쉬웠지만 할 수 없었다. 텐트에 들어가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또 물이 넘쳐날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가끔씩 밖을 보기도 했다. 비가 그치고 나서 밖을 봤는데 물이 넘치지는 않고 뒤에 소나무들이 더욱 싱싱했다. 강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비가 왔지만 물이 넘치지 않는게 신기했다. 알고보니 소나무들이 물을 얼마씩 빨아들인 것이다. 왠지 든든했다. 소나무들 덕분에 산사태도 없고 물도 불어나지 않았다. 소나무가 고마웠다. 그 곳에 있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데 자꾸 물을 맞아서 옆으로 피하다가 앞에 있는 산의 소나무들을 보고 문득 작년 추석이 생각이 났다. 작년 추석에 아빠의 고향인 남원으로 갔다. 고모할머니께 드릴 선물도 가지고 가서 더욱 기뻤다. 고모할머니께서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선물을 받으시고는 더욱 좋아하셨다. 아직 남아있는 이야기덩어리를 미뤄놓고 고모할머니 댁에서 멀지 않은 할아버지 산소에 갔다. 할아버지 산소가 있는 산의 흙은 무척 약했다. 3살밖에 안 된 동생 수연이가 경사가 조금 진 곳을 걸으면 흙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내가 걸으면 경사가 지지 않아도 주르륵 흘러내린다. 그래서 미끄러질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할아버지 산소를 가는 길이라서 그런지 기분은 좋았다. 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금방 그칠 것 같으면서도 점점 많이 왔다. 할 수 없이 내려오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빠께서는 차에서 할아버지 산소가 걱정이 되셨는지 뒤돌아보시면서 눈물을 훔치셨다. 나도 걱정이 되었다. 차에 타면서도 여기라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점점 쏟아지는 비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고모할머니 댁에 도착하자마자 아빠께서는 뉴스채널로 돌리셨다. 텔레비전은 아픈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울한 소식만 전해주었다. 태풍 때문에 없어진 산소의 자식이나 손자들은 모두 대성통곡을 했다.

“경찰관아저씨 제발 제 아버지 좀 찾아주세요. 네?”

“아저씨, 우리 어머니 좀 찾아주세요. 그렇게 고생만 하시다가….”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께서는 신발을 신는 둥 마는 둥 하시면서 나가셨다. 우리는 씻느라고 따라가지 못했지만 나중에 삼촌께서 차를 태워 주셔서 갈 수 있었다. 그 때 비가 좀 그쳐서 다행이었다. 할아버지 산소에 가보니 아빠께서 소나무를 끌어안으시면서

“정말 고맙다. 너희들이 효자구나 효자.”

하시면서 좋아하셨다. 그리고

“얘들아, 소나무는 우리나라 국민들과도 같아. 지금 소나무 뿌리가 다 보이지? 그런데도 소나무는 끄떡없고 꿋꿋하잖아. 우리나라 국민들도 꿋꿋하지 않니? 너희들도 남부끄럽지 않을 만큼 꿋꿋해야 한다.”

하시면서 환하게 웃음을 지으셨다. 아빠께서는 큰 걱정을 한시름 놓으신 듯 했다. 왠지 나도 기뻤다. 식목일을 정하고 나무를 많이 심으라는 것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소나무의 뿌리 끝이 다 보이는데도 그렇게 꿋꿋하게 잇는 것이 신기했다. 더군다나 흙도 좀 좋은 흙이 아닌 약한 흙인데도 말이다. 집에 와서 소나무에 관한 책을 읽었다. 소나무의 잎은 각기 소화불량 및 강장제로 쓰인다고 한다. 꽃은 이질에 송진은 고약의 원료 등 약용으로 쓰이며, 꽃가루는 다식을 만들어 껍질은 송기떡을 만들어 식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송편을 먹을 때 솔잎을 넣고 쪄서 그렇게 맛있었나 보다. 그리고 자연재해도 막아주며, 안 좋은 먼지를 빨아들인다고 한다.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소나무의 소중함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었다.

소나무야 요새 재선충이 와서 너희들이 많이 아프다며? 잘 살펴서 이젠 안 아프게 해줄게. 그리고 다시 한 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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