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를 때 마다 할머니는
입구에 서 있는 소나무에게
인사를 하신다
“우리 아들캉 댕겨 갑니다”
내 옆구리를 쿡 치며 아버지는
“산신령님께 보고 하는 거야”
웃으신다
성황당나무
장승이 된 나무에서 초가의 서까래까지
소나무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
아카시아 꽃 향기로움도 송화가루만 못하고
벚나무 꽃 화려함도 송편아래 깔린 솔잎만 못해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 역사를 지켜본
낮은 산 큰 소나무 마음을 닮은 사람들
할머니도 아버지도 나와 다음 아이들도
가야할 길을 가르쳐 주는 이 강산 가득
솔향기 넘치도록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