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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안녕! 친구야!
  • 입상자명 : 박 재 경 인천 마장초교 4-2
  • 입상회차 : 5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보니 책상 위에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안내장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작년에 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응모했기 때문에 올해는 집으로 안내장이 온 것 같습니다. 그림과 글짓기 중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아버지께서 작년에 그림에 응모해 보았으니 글짓기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습니다. 어떤 내용의 글을 쓸까 생각하다 처음 등산을 경험하기 전 아빠의 말씀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 엄마와 아빠는 철마산 밑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보금자리를 만들어 그곳에 희망의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산 밑이라 교통도 불편하고 문화시설도 없어 모두가 허름하고 불편하다며 꺼려했지만 봄이 오면 분홍저고리 곱게 차려입은 진달래와 하얀 이 드러내며 은은한 향기 뿌려주는 아카시아! 여름엔 에어컨 없어도 시원한 바람! 가을에 울긋불긋 예쁘게 물들인 단풍이 가을 바람과 춤을 추었고 겨울에 하얀 눈이 솜이불 되어 추위를 달래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께서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치셨고 집으로 모시고 온 엄마의 일과는 낮엔 물리치료와 찜질 아침 저녁엔 철마산 등산이었습니다. 처음에 거동이 불편하셨던 할머니는 당신을 더 아프게 한다면 못된 며느리라고 엄마를 슬프게 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 4시간 이상을 할머니를 부축해가며 걷다가 못간다고 떼쓰시면 업어서라도 꾸준히 산을 올랐다고 합니다. 결국 5개월쯤 할머니는 건강해지셨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아닌 엄마와 딸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같은 인천에서 따로 사시는데 일요일이면 아침부터 등산하자며 제일 먼저 서둘러 오시는 분이 할머니십니다. 산은 그렇게 포기하려했던 건강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고 우리 가족을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사를 하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잊지 않고 산에 오릅니다. 산을 오르면서 부모님이나 할머니께서 느끼는 자연의 소중함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등산 후에 돌아오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게 좋았을 뿐이었죠.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아빠가 산을 오르면서 들려주셨던 이야기를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빠는 산을 오를때면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나무의 소중함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하지만 가장 제가 잊지 못하는 말씀은 바로 이 내용이랍니다. “우리 딸의 손을 잡고 산길을 걸으면 행복해지고 기분이 좋듯이 나무도 사람에게 안기고 싶어하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단다. 그냥 걷지만 말고 나무, 풀, 꽃, 새, 보이는 모든 자연과 이야기하고 힘들면 나무 밑에 앉아 노래도 불러주고 어루만져 주렴. 그럼 그 순간부터 이름모를 숲속 친구들은 어느새 고맙다며 친구하자고 속삭일거야. 그리고 자연은 마술처럼 우리집에 놀러도 온단다.”라구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아빠가 무슨 말씀하시는지를…. 하지만 지금은 잘 알고 있습니다. 숲과 나무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마술사라는 것을요. 나무는 우리 가족에게 산과 숲이 되어 사랑과 건강을 선물로 주었고 저에겐 집과 가구로 변해 편히 쉬게 하였으며 학교에선 연필과 종이가 되어 내가 아무리 하찮게 여겨도 말없이 투정 다 받아주며 나와 하나가 되어 처음엔 친구로 놀러왔다가 어느덧 나의 수호신이 되었다는 것을요. 다음엔 어떤 마술로 제 곁에 머물까요? 저의 이런 깨달음이 너무 늦은건 아니겠죠? 여러분들도 산에 오를 때 아름드리 나무도 안아주시고 이야기도 건네보세요. 그럼 숲속 친구들의 즐거운 노래소리가 들리실 거예요.

이번 주말에도 우리 가족은 어김없이 산에 오를 겁니다. 그럼 전 잊지 않고 이 이야기를 꼭 해주려고 합니다. “그동안 네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줬던거 미안해! 이제부터는 말없이 주기만했던 너의 아름다운 사랑만큼 나도 널 사랑하고 지켜주며 든든한 친구이자 수호천사가 되어줄께”라구요.

여러분들도 항상 변함없는 친구 하나 만들어 보시지 않을래요? 저는 벌써부터 친구 만날 생각에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안녕! 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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