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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백두산에서
  • 입상자명 : 안 제 헌 강원 강릉 동명중 3학년
  • 입상회차 : 7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중간고사를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가 좋은 휴가 계획을 내놓으셨다.
“학교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은데 머리도 식히고 역사 공부도 할 겸 백두산 답사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었어요. 아빠, 백두산 천지에는 정말 괴물이 살고 있을까요?”
“백두산 천지도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고 하더라. 천지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지금부터라도 소원을 빌어봐.”
“ 백두산도 둘러보고 고구려 유적지도 둘러보는 일정이니까 미리 역사 공부를 좀 하고 가는 것이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이 될 거야.”
그렇게 시작된 우리 가족의 여름휴가 여행은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주었다. 이것은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이었다.
백두산까지 가는 길은 정말 멀고 험했다. 매일 8시간 가량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만 했다. 마땅히 휴게소도 없고 화장실이 모두 우리 60년대 재래식 화장실이라 사용하기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개발의 뒷전에 밀려 있는 소규모 도시들은 아직 우리나라 60, 70년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는 중국의 또 다른 이면이었다.
백두산을 오르기 위해 잘 닦아 놓은 길을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가이드는 ‘백두산의 기상이 워 낙 불규칙하여 천지를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천지에 올라가 봐야 알 수 있을 거예요.’라고 하였다. ‘고생해서 이곳까지 왔는데 천지를 보지 못하고 가는 불상사가 생기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백두산을 오르는 동안 자연이 꾸며놓은 아름다운 화원에 넋이 나갈 정도였다. 백두산의 야생화는 남한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종으로 세계적으로 보존 가치가 뛰어난 식물종이라고 한다. 종류도 다양하여 일주일 전에 피었던 꽃과 지금의 꽃이 다르며 일주일 후에 볼 수 있는 꽃의 종류가 다르다고 하였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 보존된 천상의 화원에서 싱그런 꽃내음도 맡아 보고 아름다운 꽃동산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백두산 천지로 오르는 계단은 생각보다 그리 힘들지 않았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천지의 풍경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었다.
마침내 천지에 다다랐다. 천지는 드넓고 조용했다. 사진에서처럼 쪽빛 파란 천지를 볼 수는 없었지만 우리 한반도의 정상에 올라섰다는 기분에 힘껏 만세라도 부르며 소리치고 싶었다.
천지에 머무르는 시간은 짧기만 하였다. 여정이 바쁘게 잡혀 있는지라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에 백두산의 ‘금강협곡’이라는 곳을 둘러보았다. 깎아지른 기암괴석과 폭포수가 장엄한 광경을 연출했다.
백두산의 산림은 원시림 그 자체였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침엽수들은 하늘에 닿을 것만 같았다. 빽빽한 나무 숲 사이로 빛나는 햇살이 그림 속 풍경처럼 느껴졌다.
중국인들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백두산을 자연훼손 없이 보존하면서 둘러볼 수 있도록 나무 데크를 설치해 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숲길을 닦으면서 어쩔 수 없이 베어지는 나무가 없도록 자연친화형 숲길을 만든 것이다. 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숲을 걷는 동안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백두산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중국이 아닌 우리의 땅 북한을 통해 백두산을 관광하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하며 백두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머릿속에 되뇌었다.
내가 사는 곳은 울창한 해송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맞닿은 곳엔 맑고 푸른 해변이 펼쳐진 아름다운 곳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해송 숲을 보호하기 위해 철조망을 쳐 놓았으나 지금은 하나 둘 걷어내고 있다. 숲 관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이제는 숲을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관광자원화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철조망을 걷어낸 숲길을 산책한 적이 있다. 도로와 인접해 있음에도 들어서자마자 공기가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솔내음과 이름모를 야생화의 꽃내음이 어우러진 숲의 향기는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고 계속 그곳에 머무르고만 싶었다.
산이 있어서 세상이 아름답다. 숲은 우리의 쉼터다. 언제나 들르면 반갑게 맞아주는 지저귀는 새와 아름다운 꽃들, 향긋한 풀내음이 있어 더욱 정겨운 우리들의 숲을 나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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