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다는 듯이 날 바라다보는
녹차 나무 따라 걷다 보면
귓바퀴를 스치는 속삭임.
날 애타게 찾는 저 이는
도대체 누굴까.
허리 숙여 조용히 찾아보면
고막을 진동시키는 월출산 다람쥐의 발걸음.
날 부르다 말고
야속하게 어딜 가는 걸까.
그 발걸음 따라 몰래 걷다 보면
달팽이관을 타고 흐르는 경포대.
날 만나기 위해
어디서부터 흘러온 걸까.
바위 사이로 남겨진 젖은 발자국 따라 달리다 보면
청신경을 자극하는 바람재의 시원한 공기.
청신경을 지나 뇌 속에 은은하게 메아리치는
무위사 풍경 소리 반주 삼아
천왕봉 위로 날아오른다.
내 발아래 펼쳐진 월출산의 푸른 유혹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