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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산이 주는 고마움
  • 입상자명 : 이 해 담 경기 평택 송탄여고 1학년
  • 입상회차 : 7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어렸을 때부터 나는 방학마다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댁으로 놀러가곤 한다. 이번 여름방학도 앞마당에 커다란 감나무가 있는 정겨운 할머니댁으로 출발을 했다.
마을 언저리로 접어드니 정겨운 풀냄새와 소가 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마을 앞 공터를 지나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할머니댁의 담벼락과 아주 큰 감나무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나는 차에서 내려 할머니를 큰 소리로 부르면서 들어갔다.
“할머니! 저 왔어요!”
“아이구, 내 새끼 왔어? 오느라 고생 많었지?”
언제나 반갑게 나를 맞아주시는 할머니도 이제는 많이 늙으신 것 같다.
다음날 아침 난 해가 채 뜨지도 않은 이른 새벽부터 나물을 캐러 할머니를 따라나섰다.
“오늘은 좀 멀리 갈탱께 할미 뒤 잘 따라와야 혀.”
“알겠어요, 할머니.”
그렇게 나와 할머니는 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나물을 캐다보니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할머니, 이제 가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할머니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할머니! 할머니! 어디 계세요?”
여전히 숲은 묵묵부답이었다. 나는 할머니를 찾아 헤메이다 지쳐서 나무를 등받이로 주저앉았다.
아침도 먹지 않아 밥 달라고 요란하게 울려대는 배를 잡고 나무 기둥 위에 머리를 대고 하늘을 향해 누웠다. 커다란 나뭇잎들과 웅장하게 뻗은 가지들 사이로 밝은 햇빛이 나를 비추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숲 속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만히 눈을 감아 보았다. 아침이 왔다고 지저귀는 새들과 도토리를 찾아다니는 다람쥐들의 발소리가 왠지 정겹게만 느껴졌다. 나에게 이렇게 편안한 쉼터를 주는 나무가 이 순간 너무나도 고마웠다.
요즘 매스컴에는 환경오염과 산림 파괴라는 주제의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실제로도 우리는 나무가 주는 고마움을 깨닫지 못한 채 무작정 개발을 한다고 나무를 베어버리곤 한다. 그런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사람들이 한심스러울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자연에 와서 직접 느끼고 자연을 체험하는 일이 얼마나 좋은 일이던가? 이 경험은 돈으로도 못 살 값진 경험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숲은 무수히 많은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무들 하나하나는 산소를 배출해 주는 일도 하고 우리에게 그늘을 만들어 무더운 여름날 시원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을 주기도 하고 다 늙어서 베어져 버려 밑둥만 남았을 때는 우리가 쉴 수 있는 의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소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보면 한 아이가 자신이 죽을때 까지 자신에게 모든 것을 해주는 나무를 보며 감동을 받는다. 나 또한 이 소설을 보면서 ‘나무는 참 소중하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구나.’ 하고 감동을 받았었다. 나무에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과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는 맑은 공기가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내 어렸을 적 꿈은 이런 숲 한가운데에 오두막으로 집을 짓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것이었다.
그러나 점차 사라져가고 파괴되는 산을 보고 있으면 내 꿈도 무너지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내년에는 친척 동생들도 불러서 같이 산에 와서 나물도 캐고 산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어야겠다. 도시에 사는 친척 동생들은 공부를 한다고 시골에는 설날이나 추석 때 빼고는 오지 않는다. 난 이 좋은 곳에 오지 못하는 동생들이 가여웠다. 산에 와서 나처럼 나물도 캐고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놀고 가재도 잡으며 놀고 있으면 마치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동생들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떠올리고 있으니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수영아! 내새끼 어디 있니? 수영아!”
“할머니! 저 여기 있어요!”
“아이고, 내새끼 할미 잘 따라오라니께.”
“죄송해요 할머니, 정신없이 나물을 캐다보니 그만….”
“아이구, 그만 내려가자. 니 아버지 배고프겄다.”
그렇게 나와 할머니는 산을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나무를 향해 외쳤다.
‘나무야! 고마워! ’라고….
산을 다 내려와 할머니댁으로 가는 길에 나는 뒤돌아서 산을 쭉 둘러보았다. 저 푸른 산이 또 우리 인간들에 의해 파헤쳐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할머니댁에 도착을 하니 어느새 아버지가 일어나 세수를 하고 계셨다.
“수영아, 할머니랑 나물캐러 다녀왔니?”
“네, 산에서 나물도 캐고 앉아서 쉬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아버지와 얘기를 하는 사이에 밥이 다 지어졌다. 시골 특유의 밥상처럼 오늘 아침에 캔 나물과 된장찌개가 올라와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난 후 나와 아빠는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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