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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양평, 그곳에 내가 있다
  • 입상자명 : 박 률 희 경기 양평 용문고 1학년
  • 입상회차 : 7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더운 여름날, 거실에 누워 가만히 있으면 매미소리는 물론이고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나뭇잎들 소리가 들려온다. 밖에 나가면 보이는 것들은 산과 밭, 물이 흐르고 있는 냇가이다. 또한 여러 생물들이 살아가고, 자연 그대로 숨쉬고 있는 것이 존재하는 이곳, 그리고 내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양평이다.
내가 의왕시에서 살다가 처음 이곳에 온 때는 아무 것도 몰랐을 어린 나이였다. 한 3살 정도였을 것이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양평은 여기저기 나무, 풀, 꽃들이 많이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연립 바로 옆에 논과 밭과 들판이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사람들이 양평을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라고 하는 이유를 지금은 알 것도 같다.
그곳에서는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었다. 또한 어렸을 적 나에게 자연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좋은 곳이었다. 꽃을 뜯어다 반지를 만든답시고 엉망이 되어서 화가 났던 기억, 놀이터에서 놀면서 흙을 가지고 소꿉놀이 했던 기억, 냇가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던 기억, 달팽이를 잡는답시고 새벽부터 아파트 뒷 공터에 갔던 기억, 봄이면 엄마를 따라 냉이, 달래, 쑥을 캐러 들로 나갔던 기억, 이처럼 어렸을 적 추억이 양평이라는 곳에 많이 있었다.
그 많은 추억들 중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건 ‘용문산’이라는 글자. 내가 사는 곳과 가까워서 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곳에는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한 기억이 꽤 많기 때문. 양평에 이사 와서 들른 용문사는 현재 모습과는 좀 달랐다. 지금이 잘 가꾸어진 정원이라면 그때는 자유롭게 자라난 자연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야외 공연장도 만들어졌고, 산책로도 다시 만들어서 멋있고, 조경도 깔끔하게 하여 많은 사람들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였다.
용문산은 봄이 되면 푸르른 색을 한껏 발산했고, 여름이 되면 그 푸르른 색에 다른 여러 색들이 보태어 지기 시작했다. 분홍색, 갈색, 노란색 등이 말이다.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들로 단풍이 들고, 겨울에는 티끌 없이 하얗고 눈부신 순백의 색으로 산을 뒤덮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시사철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용문사와 동양에서 가장 큰 용문사 은행나무가 있다. 또한 용문산 상가 앞, 길 양쪽에 있으며 가을이 되어 단풍이 들면 노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하고 바람에 나부끼며 떨어지는 은행잎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진한 감동을 주는 은행나무가 존재하고 있다.
사원과 자연의 어울림은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천 년이 넘은 은행나무는 아직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 서서 하늘을 향하고 모든 자연의 어머니인 것처럼 그렇게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내고 있었다. 그리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잔디들과 나무들, 시원하고 깨끗함을 돋보이며 유유히 흘러내려가는 천(川), 가끔 모습을 나타내는 작고 귀여운 갈색 동물인 다람쥐, 용문사까지 올라갈수 있게 잘 만들어 놓은 산책로 등등 용문산은 모든 것과 어우러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건물이든. 용문산 안에 있으면 모두 자연인 듯 보였다.
용문산은 은행나무 축제가 있어 매년 여러 지역에서 사람들이 온다. 은행나무 축제에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으며, 은행나무 축제를 기회로 자연과 인간이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진다. 이외에도 조그만 놀이동산이 있어 자연도 즐기며, 놀이기구도 탈 수 있다. 또한 용문산은 우리 기억 속에 희미해져 가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어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용문산의 모습, 모든 것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 좋은 공기, 맑은 물 등등 여러 가지 것들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가끔 용문산에 가면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반기고,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시원한 바람과 상쾌한 산내음, 노래하는 새들. 내 마음 한구석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듯 그렇게 나를 반겨준다. 그럴 때면 생각하는 것은 단 하나,
‘역시 자연이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양평을 요즘 들어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모른 채 개발해 나가기 시작했다.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었고, 산을 깎아 전원주택지로 개발을 하고, 산을 뚫어 도로를 건설하면서 많은 건물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교통이 점점 편리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양평을 찾고, 그로인해 관광시설도 증가하면서 산과 들이 사라져 가며 나무 한두 개 베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듯 개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점차 공기 좋고 물 맑은 양평이라는 이름도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지금 내 귀에는 새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 바람에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자신들을 아껴달라는 듯이, 함께 살아가자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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