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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도심 속의 작은 숲, 우리 집
  • 입상자명 : 남 지 윤 인천 경인교대부설초교 2-1
  • 입상회차 : 6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맴맴맴맴, 메에앰.”

오늘도 우리 집 정원은 여전히 시끄럽다.

아침엔 까치소리, 낮에는 매미소리, 밤에는 귀뚜라미소리로 시끄럽고, 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면 셀 수도 없는 잠자리떼들이 요란하게 나를 반겨준다.

우리 집은 마당에 나무가 많은 정원이 넓은 집이다. 지금부터 25년 전에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땅을 사서 지으신 집인데 마당엔 제법 큰 나무들이 많이 있다.

사계절 푸르른 소나무, 향나무, 주목나무와 우리에게 맛있는 열매를 주는 감나무, 사과나무, 모과나무까지 정말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많다.

처음엔 작은 나무를 사다가 심으신 건데 이젠 내 키의 3배는 돼 보이는 잘 자란 큰 나무들이 우리 집을 둘러싸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에 놀러온 친구들은 곤충도 많고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들린다며, 우리 집을 ‘작은 숲속’ 같다고 부러워했다. 그때마다 나는 모기랑 파리도 많아서 싫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어깨가 좀 으쓱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우리 집이 작은 숲속으로 불려지게 된 건, 모두 우리 할아버지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때 정년퇴임을 하신 후, 더욱더 나무 가꾸기에 정성을 쏟으시는 할아버지는 하루하루를 나무들과 대화를 하시듯 가지도 잘라주시고, 병든 나무엔 약도 주시고, 정말 바쁜 하루를 보내신다.

아침 일찍부터 내가 돌아올 때까지 하루를 다 정원에서 보내시면서, 가끔은 내가 태어나기 오래전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한다. “네 엄마가 6학년 때 이곳으로 올 땐 집 앞에는 논과 밭, 집 뒤에는 만월산 끝자락이 가까이 있었는데…. 집들도 띄엄띄엄 있었고, 공기도 참 좋았었지… 이젠 인천에서도 꽤 복잡한 도심 속에 살게 변해버렸구나! 차들도 많이 다니고, 우리 집 뒤에 집들을 봐라. 산을 깎아서 지은 집들이 계단처럼 들어섰구나!”하시며 “나무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란다. 말없이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거든. 우리에게 좋은 공기를 주고, 나쁜 공기와 소음들도 흡수하지. 또, 지윤이 네가 쓰고 있는 학용품들도 나무로 만든 것들이 많지? 이렇게 고마운 일을 많이 하는 나무를 소중히 여겨야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텐데… 쯧쯧쯧.”하셨다.

“할아버지! 친구들이 우리 집이 꼭 ‘작은 숲속’ 같대요!”

“허허허, 나무는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가꾸는 게 더 중요하단다. 이 할애비는 지금은 작은 숲인 우리 집을 네가 어른이 돼서도 볼 수 있는 큰 숲으로 정성껏 가꿀게다! 그러니까 우리 손녀딸, 얼른 잘 자라서 할애비를 도와주려무나.”하시며 뒷짐을 지시고 마당 이곳저곳을 걸으셨다.

난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아직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지만, 나와 가까이에 있는 나무들을 소중히 다루고 나무로 만든 물건들도 아껴서 쓰고, 재활용도 열심히 한다면, 어쩌면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땐 우리 집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는 모두가 부러워해서 이사 오고 싶어하는 최고의 멋진 ‘작은 숲속마을’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며, 오늘도 난 우리 집 나무에게 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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