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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할머니와의 도봉산 가는 길
  • 입상자명 : 전효정
  • 입상회차 : 2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할머니, 어디 가는 거야? 아침 일찍 도시락도 싸고…….” “우리 이쁜 손녀딸 효정이 좋은 구경시켜 주려고 그러지.” “정말? 거기가 어딘데?” “가 보면 알아요. 자, 이제 슬슬 나가 보자.” 버스에서 내려 할머니와 내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도봉산이었다. 어렸을 때 줄곧 엄마, 아빠, 언니와 함께 오던 곳이었다. 요즘엔 엄마, 아빠가 바쁘셔서 여기저기 자주 놀러 간 곳이 없어서 조금은 섭섭했었는데, 할머니께서 이런 나의 마음을 아셨나 보다. 할머니와 단둘이 온 것도 처음이다. 높고 푸른 하늘도, 울창한 나무들도 할머니와 나를 반갑게 반겨 주는 것만 같았다. 날씨도 무척이나 화창하고 기분도 최고였다. 그렇게 할머니와 나는 한걸음 한걸음씩 산에 올랐다. 원래 할머니는 산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산에 자주 다니시고, 산 친구분들도 많으시다. 등산길을 오르면서 말로만 듣던 할머니 친구분들을 만났다. 친구분들께서 날 가리키며 누구냐고 물으시자, 할머니께서는 손녀딸 자랑에 쉴 틈도 없으시다. 난 웃으면서 공손히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이고, 이쁘게도 생겼지. 인사도 잘하네.” 나는 정말로 뿌듯했다. 할머니는 친구분들과 그렇게 몇 마디 말씀을 나누신 후, 계속 산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맴맴맴 우는 매미소리와 짹짹짹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니 더욱더 힘차게 느껴졌다. 너무나도 맑은 날씨에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걷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마에 땀이 한 방울 두 방울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나를 보신 할머니께서는 날 데리고 어디론가 가셨다. 시원한 바람소리와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들렸다. “효정아, 계곡에서 신나게 물놀이하고 오너라. 아! 저기 또래 친구들도 있네. 우리 이쁜 손녀딸 어서 가서 놀아라.” “할머니, 난 이 옷밖에 없는 걸?” “그럴 줄 알고 이 할미가 미리 준비해 왔지요. 걱정 말고 실컷 놀다 오너라.” “네.” 물장구도 치며 이번 방학 때 수영장에 다니면서 배웠던 수영 실력을 한껏 뽐내 보았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서툴지만 말이다. 물 속에서 여러 아이들과 공도 갖고 놀고, 누가누가 잠수를 잘하나 시합도 했다.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토록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산 친구들이 나에게도 생긴 것이다. 만난 지 오래된 것도 아닌데 금새 친해져서 기분이 좋았다. 꼭 우리반 친구들인 것만 같았다. 물 속에서 오랫동안 놀다 보니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새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나 보다. 저쪽 바위에서 할머니께서는 돗자리를 펴고 집에서 싸 가지고 온 점심밥을 하나, 둘 꺼내고 계셨다. “아이고, 이쁜 내새끼, 잘 놀다 왔니?” “응, 재미있었어. 할머니 배고프다. 우리 밥 먹자.” “그래, 그래, 어서 먹자꾸나.” 산에서 먹는 밥은 정말 달고 맛있게 느껴졌다. 집에서는 밥을 먹을 때면 맨날 반찬투정만 부리기 일쑤였는데 그날만큼은 몇 가지밖에 없는 반찬 앞에서도 아무 소리 없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이제 슬슬 마당바위 쪽으로 좀더 올라가 볼까?”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마당바위는 내가 예전에 도봉산에 놀러 올 때면 꼭 한 번씩은 들르던 곳이었다. 할머니와 나는 앉아 있던 주변을 깨끗이 치우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아름다운 우리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앞장서서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래서 나는 내가 머물렀던 자리 이외에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주위에 계시던 아저씨, 아주머니께서도 칭찬해 주셨다. 정말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니었는데 칭찬도 다 받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좋은 기분을 한아름 안고 마당바위로 올라갔다. 경사가 점점 높아져서 힘들긴 했지만 기분만큼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해질 무렵이 다가와서 마당바위에서는 오래 있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산을 내려와야 했다. 비록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할머니 덕분에 오랜만에 등산도 다녀오고 정말 신나고 즐거웠다. 할머니께서 어린 나를 데리고 여기저기 이곳저곳을 다니시느라 무척 힘드셨을 텐데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할머니, 너무나 즐거운 하루였고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이 다음에는 이쁜 손녀딸 효정이가 할머니 모시고 도봉산에 놀러 갈 꺼예요. 맛있는 점심밥도 싸 가지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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