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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할아버지의 친구
  • 입상자명 : 박 준
  • 입상회차 : 8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여름방학을 하면 우리 가족은 외갓집에 간다. 이번 여름방학도 할아버지댁에 다녀왔다. 할아버지댁은 배를 타고 한 시간을 가야 한다. 배멀미를 해서 조금 힘들지만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게 너무 좋다. 배를 타고 내릴 때가 되면 할아버지가 우리를 마중 나와 계신다. 할아버지는 기린 목처럼 목을 길게 빼서 이쪽 저쪽을 살피면서 우리를 찾는다. 할아버지는 나와 동생을 안아주시면서 항상 ‘내 똥꾸들, 잘 왔어?’ 그러시면서 볼에 뽀뽀를 해주신다. 할아버지가 뽀뽀를 해줄 때 수염 때문에 조금 따가워서 아프지만 기분은 좋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3학년이 되었으니 할아버지를 도와드리자고 동생이랑 약속했다. 할아버지는 정말 부지런하시다. 새벽에 일어나셔서 일을 하러 나가신다. 엄마께 우리도 꼭 깨워달라고 해서 이번에는 할아버지를 따라 함께 밭으로 갔다. 고추따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눈이 맵고 눈물도 나고 콧물도 나왔다. 아버지가 얼른 집에 가라고 했지만 우리는 계속 할아버지를 따라 다녔다. 사막보다 더 더운 거 같아서 정말 죽을 거 같았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고추를 따셨다. 할아버지가 그만하고 친구한테 갔다오자고 하셨는데 친구는 엄청나게 큰 소나무였다. 소나무 그늘에서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할아버지 친구 멋지지? ”하고 소개를 시켜줬다. 할아버지는 “이 녀석이 없었으면 할아버지는 더워서 죽었을 것이여.” 그러시면서 하하하 웃으셨다. 할아버지가 눈을 감고 나무들이 하는 소리를 들어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 정말 안녕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소나무에게 “우리 손주들 잘생겼지? ”하고 자랑을 하셨다. 바람이 불어서 소나무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거 같았다. 할아버지는 일을 할 때도 간식을 드실 때도, 힘들어 쉴 때도 항상 소나무랑 함께 한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께서 옛날에는 나무들이 더 많아서 정말 시원하고 좋았는데 요즘에는 시골에도 도로를 넓힌다고 나무를 다 베어서 갈수록 더워진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께 항상 그늘이 되어주는 소나무 친구는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밭에 가면 소나무랑 바다가 보이는데 정말 너무 멋지다. 저녁이 되어가니까 석양이 져서 하늘이 고추처럼 빨갛게 변했는데 너무 멋졌다. 우리 할아버지랑 소나무랑 영원히 친구였으면 좋겠다. 이번 여름방학은 동생이랑 약속을 지켰다.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소나무 친구랑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준이가 최고로 많이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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