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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 입상자명 : 이 시 형 경남 창원 석전초 6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사춘기라서 그런지 체중이 갑자기 늘었다. 아침마다 숫자가 불어나는 나의 체중을 걱정하시던 어머니께서 팔용산 등산을 권해 주셨다. 처음에는 산에 오르기가 싫었다. 귀찮고 힘들고 더워서 화가 날 정도로 싫었다. 방학인데 늦잠도 못 자고 운동을 하다니, 반드시 땀을 흘리면서 산을 올라가야 운동이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생각이 달라졌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거의 강제로 등산을 해보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산이 올라갈 때는 힘들어도 참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내 마음도 상쾌해지고 땀 흘려 산을 오른 보람도 느껴졌다. 바위에 서서 우리 마을을 보면 기분이 흐뭇해진다. 푸른 산 끝자락엔 마산 앞바다가 펼쳐져 있고 우리가 살던 아파트도 조그맣게 보인다. 그땐 내가 이 마을의 신이 된 기분이다.
친구들이 낮잠을 자거나 게임을 할 동안 나는 땀을 흘리며 산을 올라간다. 억지로 올라갈 동안은 그 친구들이 부럽지만 꼭대기까지 다 올라가면 그런 마음은 말끔하게 사라진다. 내가 남보다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낸 기분이 든다. 더구나 등산은 우리가 줄넘기를 1000번 이상 한 정도의 칼로리를 소비하게 해준다고 한다. 그러니 힘들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산에 오르다 보면 열매 하나 먹으려고 생고생하는 귀여운 다람쥐도 볼 수 있다. 나무 둥치 아래 여기저기 널려 있는 매미 허물하며, 어디선가 지저귀는 새를 찾아 나무 사이를 쫓는 내 눈길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등산은 힘이 들지만 힘이 든 만큼 보람이 생기는 일이다. 그러니 힘들다고 포기하면 정상에 서서 메아리를 외치는 기분을 느낄 수 없다. 정상에 우뚝 서서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야호!!를 외친다. 메아리가 저 멀리서 들려올 때는 나를 향해서 대답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 같고, 웅웅 메아리가 되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등산을 싫어하는 내 친구들도 이런 방법으로 등산을 재밌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산을 하면 언짢았던 기분도 확 사라져 버린다.
산은 산소 탱크이다. 그 많은 나무들은 우리가 마시고 숨 쉬는 공기를 맑게 정화시켜준다. 산이 내뿜는 피톤치드라는 것이 있다. 피톤치드는 자연 물질인데 우리 인간에게 있는 세균을 없애 주고 우리들의 면역력을 높여준다. 그래서 산에서 삼림욕을 하며 휴양림에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산은 우리의 몸에 좋은 버섯, 약초, 더덕 등 여러 가지 한약의 재료와 먹을 것들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 선생님은 산에 있는 약초나 나무들을 바탕으로 병을 낫게 하는 치료법을 많이 쓰셨다. 그 중 하나가 나도 본 적이 있는 도토리라는 흔한 나무 열매이다. 도토리는 다람쥐에게도 인기 만점인 식물이다. 도토리를 3년 동안 꿀에 넣으면 무병장수가 될 수 있는 약이 되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한다. 의학이 눈부시게 발달해서 한의학이 더 이상 필요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요즘 《동의보감》이 의학에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만약 산이 없었다면 《동의보감》도 없고 약초도 없어 우리나라만의 허준 선생님의 의학을 오늘날 우리가 이어받지도 자랑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스트레스는 물론 건강에 좋은 산소와 약초들을 제공해 주는 산을 아끼고 사랑하고 보호를 해야 한다. 산 정상에서 과일과 김밥 등을 가져와서 가족끼리 오손도순 나누어 먹기도 한다. 등산이 주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음식을 산에서 먹으면 꿀맛이지만 문제가 있다. 바로 쓰레기를 잊고 가져가지 않는 사람을 가끔씩 본다. 어른들은 과일 껍질은 새가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걱정스럽다. 과일 껍질을 새가 먹는다는 보장도 없다. 새가 먹지 않은 음식물들은 썩는 냄새를 풍기며 벌레들의 서식처가 되기도 한다. 또한 과일 껍질에는 씻어도 씻기지 않은 농약이 있다고 한다. 그 농약을 새가 먹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산에 있는 나무들은 무공해 나무들이다. 아주 조금의 농약에도 산은 오염이 된다. 그러니 과일 껍질만이 아니라 모든 쓰레기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 등산하는 사람들이 가져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건강한 산에서 건강한 산소로 호흡하고 건강하게 몸을 지킬 수 있다.
아침마다 등산하면서 산에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식을 먹는다 해도 마구 버리던 습관을 고쳐야겠다. 산은 풀과 나무, 새나 다람쥐, 사람 등 생명 있는 모든 것들에게 집이다. 이러한 산이 우리 마을 가까이 있다는 것이 기쁘고 고맙다. 언젠가는 내 무거운 몸도 점점 가벼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산에 올라가는 일은 숨이 차고 힘들지만, 나는 방학이 끝나도 계속 산을 오를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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