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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나무는 우리 할아버지의 친절한 친구
  • 입상자명 : 김 레 나
  • 입상회차 : 8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나에게는 친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전부였지만 작년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현재는 친할머니께서만 계신다. 하지만 친할머니는 미국에 계셔서 외할아버지만큼 좋아하지는 않았다.
내가 어렸을 적에 항상 외할아버지댁에 놀러 가면 할아버지는 나에게 달콤한 사탕을 입에 물려주셨다. 그리고 항상 “우리 강아지!” 하면서 예뻐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항상 할아버지를 따라다녔고 좋아했다. 할아버지는 우리 집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살았었다. 그래서 자주 놀러갔고 할아버지의 유일한 취미인 등산도 같이 했다. 우리 마을에는 부락산과 덕암산이라는 조금 낮은 산이 있다. 그래서 내가 어렸을 적에는 할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자주 했다. 등산을 할 때마다 할아버지께서는 달콤한 초콜릿과 시원한 오이를 항상 나에게 주셨다. 그래서 초콜릿을 먹는 재미로 자주 갔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에는 할아버지를 따라 산을 오르면 항상 힘들었었다. 그래서 할아버지 등에 업힌 적도 많았고, 벤치에도 자주 앉았었다.
어렸을 적에는 부락산이 너무 커 보이고 높아 보였는데 지금 부락산을 등산해 보면 너무 작고 낮아 보인다. 마치 어렸을 때 옛날집이 커 보였지만 지금 보면 아주 작아 보이는 듯이 말이다.
할아버지께서 항상 산을 오르면서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산은 맑고 포근한 집 같고, 나무는 친절한 친구 같다고 그래서 산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그 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지금 나이를 조금씩 먹고 나니 그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아니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신 뒤 산을 혼자 등산했을 때 할아버지 말씀이 조금 이해가 간다.
할아버지께서는 항상 나에게 옛날이야기와 나무이야기를 해주셨다. 옛날이야기가 끝나면 나무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나무는 산소를 공급해 주어서 우리는 이렇게 숨을 쉬면서 살 수 있는 거고, 홍수도 잘 나지 않는 거라고 나무는 우리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가장 착하고 온순하고 친절한 존재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또한 나무가 많이 있는 산이 좋은 거라고 말씀하셨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그렇게 열심히 설명하셨다. 그래서 내 뇌리에 나무는 좋다, 산은 좋은 곳! 이라고 머릿속에 박혀있는가 보다.
할아버지댁에 자주 놀러 가고 옛날이야기, 나무이야기를 듣고 등산을 같이 하는 것도 유치원 때까지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부터는 친구들이 좋아 할아버지댁에 자주 놀러 가지 않았고 등산도 같이 하지 않았다. 엄마가 할아버지댁에 놀러 가자 그러면 귀찮았다. 그래서 숙제가 많다는 핑계로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안 간 것이 아니라 일 년에 세 번이나 네 번 정도는 할아버지랑 같이 등산을 했다.
몇 년 전에 아파트를 새로 짓기 위해 산을 깎은 적이 있다. 정말 그때 산은 황폐했고 안쓰러웠다. 날이 갈수록 산은 더 많이 깎였고, 할아버지 화도 많이 늘어났었다. 할아버지가 그렇게 많이 화를 내신 적이 처음이어서 조금 무서웠다.
그 시기에 할아버지랑 같이 산에 오른 적이 있는데, 그때 할아버지께서는 우리 지역에 유일한 허파를 자르고 있다고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며 혀를 찼었다. 할아버지는 그 말에 덧붙여 인간은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이고 무서운 동물이라면서 나무 없이 못 살고 숲 없이 못 사는 인간들이 자기들의 이기적인 이익을 위해 산을 깎는다고 살아 있게 해주고 인간에게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를 없애고 있다면서 정말 어리석다고 하셨다.
하지만 지금 그곳은 약간 시골스러운 우리 지역에서 가장 개발된 번화가다. 개발이 가장 많이 되어 있고 넓은 아파트와 우리 지역에서 조금 가격이 나가는 아파트도 산을 깎은 장소에 배치되어 있다. 또한 그곳에는 시설 좋은 독서실도 많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노래방도 많이 있다. 또한 유명한 학원도 많고, 학교가 세 개나 있다. 식당은 물론 약간 큰 마트 또한 그곳에 있다.
정말로 우리 집 주변을 보다가 그곳에 가면 좋기는 좋다는 생각은 자주 든다. 하지만 그곳은 가장 친절하고 인간에게 가장 이득을 주는 나무들 몇 백 그루가 쓰러졌고 산은 뭉개 버린 곳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나무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혜택을 준다. 그것은 넓은 땅을 주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나무의 많고 많은 혜택 중에 넓은 땅을 주는 혜택을 선택했는지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부락산을 등산하셨다. 할아버지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수목장이라는 장례방식을 선택하셨다. 죽어서도 나무와 함께하고 싶다고, 나무와 한몸이 되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수목장림에 할아버지의 유골을 묻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할아버지를 잃고 나서 조금 슬펐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슬펐다. 그래서 할아버지 장례식때 많이 울었었다.
언젠가 한번은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멀리에 있는 수목장림까지는 못 가고 집 가까이에 있는 부락산을 오른 적이 있다. 그때에 할아버지가 느꼈을 듯한 감정을 나 또한 느꼈다. 약간 황홀한 기분 같은 느낌이었다. 산을 가끔 등산하다보면 아파트를 지을 때 할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나곤 한다. 혀를 끌끌 차면서 인간은 이기적이고 자기들의 이익밖에 모르는 존재라는 것이 가장 생각나곤 한다.
그런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면서 한 가지 생각한 것이 있다. 우리나라의 숲을 활성화해야겠다는 생각을 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까지도 숲을 활성화해야 인간은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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