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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자연이 준 선물
  • 입상자명 : 이 정 은
  • 입상회차 : 8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여름, 우리 가족은 바다보다 산이 공기가 맑고 깨끗하여 건강에 좋다고 하시는 산 예찬론자이신 어머니의 의견에 따라 경기도에 있는 유명산자연휴양림으로 피서를 가게 되었다.
평소, 감기에 자주 걸리는 나와 동생이 집 근처에 산이 있는데도 자주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시는 어머니는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며 산에 있는 수많은 나무와 풀이 뿜어내는 산소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어머니께서는 집안 살림으로 바쁘신 데도 틈만 나면 산에 오르신다. 산에 갔다 오신 날은 힘드실 것 같은데 오히려 얼굴에 생기가 도신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는 연세에 비해 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시는 편이다.
유명산을 향한 아침, 찌뿌린 날씨였지만 길이 잘 뚫려서 기분이 좋았다.
멀리 유명산이 보일 즈음 차창을 열어보니 쏴한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차멀미로 고생한 동생은 바람을 쏘이더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산 입구에 들어서자 시원한 바람과 함께 풀내음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자연에서는 자연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우리는 야영장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서투른 솜씨로 텐트를 치려니 잘 되지 않았다. 몇 번의 실패 끝에 텐트가 제 모양을 갖추자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오랜만에 우리 가족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 때,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작은 계곡이 있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나온 사람들의 목소리는 한결 힘차게 들렸다. 우리도 텐트를 치느라 흘렸던 땀을 식히기 위해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 앗! 차가워! 얼음물 같아.”
“ 어, 이 물고기는 1급수에서만 사는데.”
작은 물고기가 요리조리 헤엄을 치는 모습이 귀여웠고, 마셔도 될 만큼 물이 깨끗하고 맑았다. 잠시 발을 담갔을 뿐인데 온 몸이 시원했다.
어느덧 저녁이 되어 야영장은 식사준비를 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아버지와 동생은 쌀을 씻어 밥을 하고 어머니와 나는 찌개를 끓였다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먹는 밥은 너무나 맛있었다. 평소에 밥을 안 먹는다고 꾸중만 듣던 나와 동생은 벌써 두 그릇째 뚝딱이었다.
식사 후 산 주위를 산책했다. 해가 길어서인지 저녁시간인데도 환했다. 우거진 숲의 향기는 정말 상큼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소리와 곤충들의 노랫소리, 고개를 살짝 내민 야생화들, 너무 높이 자라 하늘을 가린 키다리 나무들, 그 사이를 걷자니 온 몸이 깨끗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공기를 들이마셨다가 내뿜기를 여러 번 우리 가족은 숨쉬기 운동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숲의 향기가 온 몸으로 퍼졌다. 말로만 듣던 산림욕이었다. 한참을 걸었는데도 흙을 밟아서인지 다리가 아프지 않았다.
밤이 어두워지자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마구 쏟아졌다. 텐트 안에 등을 켜고 잠자리에 누웠다. 비는 금세 텐트를 뚫을 것만 같았다. 이러다 텐트가 떠내려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빗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였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모두 잠이 들었다.
눈부신 햇살 덕분에 우리는 잠에서 깨었다. 언제 비가 왔는지 속을 정도로 하늘은 맑았다.
“얘들아, 그렇게 비가 쏟아졌는데도 이곳이 왜 괜찮았는지 알겠니?”
산 예찬론자이신 어머니께서는 나무와 풀이 숲을 이루면서 비를 흡수하여 홍수를 막아주고 또 정화시켜 깨끗한 물을 흐르게 하고 저장된 물은 비가 내리지 않는 가뭄을 막아주니 숲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고마운 자연이 아닐 수 없다고 하시며 숲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셨다.
유명산자연휴양림을 다녀오면서 우리 가족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주말마다 함께 산에 가게 된 것이다. 사업으로 피로에 지치신 아버지, 공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나는 쉬는 것을 잠을 자거나 컴퓨터를 하는 것으로 풀곤 했는데 산에 가는 것으로 바꾸었다.
평소에 걸을 일이 없는 우리 가족은 산에 오르면서 운동을 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마음을 정화시키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몸의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잘 일어나고, 밥도 잘 먹고, 공부에 집중도 잘 되고 있다. 무엇보다 감기에 걸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술과 담배를 끊으시는 획기적인 일에 도전하셨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우리 가족에게 건강과 즐거움을 선물한 숲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잘 살 수 있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숲, 개발을 하고, 산불을 내어 너무나 많은 상처를 주었던 숲에게 미안한 마음도 전하고 싶다.
“푸른 숲! 미안하고 고마워, 우리가 지켜줄게. 언제나 함께 하자꾸나,”
오늘도 우리 가족은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으러 어느 산으로 갈까 고민 중이다. 그리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우리 가족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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